나의 초등학교 일학년 때 짝꿍을 난 진짜 싫어했다.
그 아이는 항상 코딱지를 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코딱지를 책상 밑에 붙이곤 했다.
문제는 한 주씩 자리를 바꾸는데 내가 다음 주에 그 아이 책상에 앉아야 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매주 월요일이 되면 일찍 와서 그 아이가 앉았던 자리를 치워야만 했다.
책상 밑에 덕지덕지 붙은 그 아이 코딱지를 휴지를 닦아 냈다.
나는 그 아이가 진짜 진짜 싫었다.
수업 시간에 그 아이가 방귀를 조용히 뀌었다.
바로 옆의 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냄새도 지독해서 나는 그 아이 팔을 꼬집었다.
그 아이는 크게 소리를 냈고 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하자 그 아이는 내가 꼬집었다고 일러 받쳤다.
선생님이 나에게 왜 짝꿍을 꼬집었냐고 물었고 나는 방귀를 꿔서 그랬다고 했다.
선생님은 둘 다 뒤에 가서 벌 서라고 했고 나는 억울하고 화가 나는 상태로 벌을 섰다.
그 아이와 짝꿍인 내내 우리 둘을 티격태격했다.
한창 코딱지에 매몰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남자 조카도 한창 코를 파는 시기가 있었다.
손가락 하나는 늘 콧구멍에 들어가 있었다.
코딱지를 파고는 한참을 들여다봤다.
‘이모 코는 파도 파도 계속 나와… 그리고 맨날 맨날 모양이 달라…’ 나에게 이러는 것이었다.
웃기기도 하고 그 짝꿍이 생각나기도 했다.
코딱지 그것은 무엇이더냐?
그렇게 신기하더냐?
인생에 한 번쯤은 코딱지에 매몰되어 보자!
#짝꿍#코딱지#매몰#방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