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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선미 May 29. 2021

볼보 성수 서비스센터 방문후기

붕붕아 우리 앞으로 잘 좀 하자

올해 2월쯤부터 볼보의 XC40 차주가 됐다. 두 번째 차다.


나와 많은 것을 함께하고 있는 붕붕씨


지금 약 삼천키로 정도 달렸는데 그 동안 자잘하게 마음에 걸리는 점들이 있었다. 

    

시동음이 크다. 심지어 동생 차인 10년 된 소렌토 디젤 모델보다 조금 더 큰 것 같다.

조수석쪽 안개등이 한 번 나갔었는데 지금은 다시 들어온다.

브레이크가 중간에서 걸리는 느낌이 나고 제동이 제대로 안 된 적이 하루에 두 번 있었다. 당시에 오토홀드 버튼을 재빠르게 눌러서 차를 멈췄었는데 지금은 재현이 안 됨.

오토홀드 상태였다가 다시 엑셀 밟아서 앞으로 나갈 때 엄청 덜컥거림.

시동을 끈 상태에서 본넷 쪽에서 딸각거리는 소리 남.

(NEW!) 시내 주행시 간헐적으로 울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이것도 항상 이런 것은 아님.


사실 증상이 있었다고 해도 당장 재현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이전에 그랬다가 다 사라진 점들이라서 서비스 센터 방문을 미루고 있었다. (문제가 있던 기계들도 꼭 서비스센터에 가려고하면 잘 작동하더라. 나는 배가 아프다가도 병원에 가서 선생님 앞에 앉기만 해도 낫는다. 꾀병이었던 것처럼...) 그런데 몇 일 전에 시내 주행을 하는데 속도가 일정하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아서 '아... 더 이상 미룰수 없다. 한 번에 다 물어보고 해치우자' 라는 생각으로 서비스센터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딜러가 얘기를 안해줬는데 볼보는 누적 주행 1000km 를 넘으면 1000km 점검이라고 해서 서비스 센터를 예약할 수 있었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왜 얘기를 안해줬을까. 하이패스 등록도 어설프게 해줘가지고 내가 다시 해야하는데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처음에는 좀 화가 났었는데 이제는 그냥 바빴으려니 한다. 다음에도 수입차로 사게된다면 여러 딜러 만나보고 마음에 걸리는게 없는 사람이랑 계약하려고 한다.


이야기가 잠시 딴 곳으로 샜는데, 서비스센터 예약은 Hej Volvo 어플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정비 쿠폰 관리나, 서비스센터 예약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점은 참 편하다.




도착하면 예약 여부를 리셉션에서 확인하고 옆에 라운지에서 기다리면 된다. 의자도 편하고 나름 쾌적하다. 리셉션에 앉아있으면 알아서 차키도 받아가시고, 정비 내용도 여기에서 듣는다. 여기저기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편리했다. 앉아만 있으면 이것저것 알아서 다 해주시니 일하시는 분들의 서비스 정신에 감사할 뿐이다.




조금 기다리니까 웰컴팩 같은걸 가져다주셨다. 마스크, 손소독제, 소독티슈가 들어있었는데 차에 비치하고 잘 쓸만한 것들을 줘서 좋았다. '한 달 쯤 뒤에 만족 평가 올텐데 10점 만점 부탁드립니다^^' 라며 주셨다. 차를 고치러 온 사람 입장에서는 썩 듣기 좋지는 않았지만(차를 고쳐야 10점을 줄게 아니오) 그 분도 그게 일이니까 하는 말이겠지 싶었다.




위에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데 오른쪽 통유리로 차를 점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고있자니 영 심란하다. 이제 삼천키로 탄 내 차... 왜 벌써 이렇게 속을 썩이는 것이냐. 삼천키로 탄 모닝도 이렇지는 않았거늘. 잘 하자.




한시간쯤 뒤에 엔지니어분이 내 자리로 왔다.


질문: 시동음이 크다. 심지어 동생 차인 10년 된 소렌토 디젤 모델보다 조금 더 큰 것 같다. 딜러는 이 차가 마일드 하이브리드라서 시동음이 정숙하다고 했고, 실제로 전시차량에 시동을 걸었을 때는 조용했었다.

답변: 원래 이 모델이 시동음이 작은 차가 아니다. 그 부분은 딜러가 설명을 잘못한거고, 전시차량은 하루에도 시동을 여러번 걸기 때문에 이미 엔진이 데워진 상태라서 시동음이 작을 수는 있다. 하지만 엔진이 다 식고나서 시동을 걸 때에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동일 모델 다른 차량과 비교했을 때 시동음이 비정상적으로 큰 것은 아니다.


나: 조수석쪽 안개등이 한 번 나갔었는데 지금은 다시 들어온다.

엔지니어: 혹시 핸들이 꺾어진 상태는 아니었나?

나: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시동을 켰을 때 발견한 현상이다.

엔지니어: 재현이 안되기 때문에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 점검상에 문제는 없다.


나: 브레이크가 중간에서 걸리는 느낌이 나고 제동이 제대로 안 된 적이 두 번 있었다. 당시에 오토홀드 버튼을 재빠르게 눌러서 차를 멈췄었는데 지금은 재현이 안 된다.

엔지니어: 재현이 안되기 때문에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 점검상에 문제 없고,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었던 기록도 없다.


나: 오토홀드 상태였다가 다시 엑셀 밟아서 앞으로 나갈 때 엄청 덜컥거리는데 정상인가?

엔지니어: 오토홀드로 들어가면서 브레이크를 잡아놓은 것이 풀리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상이다.

나: 그럼 조금이라도 덜 덜컥거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방법이 따로 있나?

엔지니어: 없다.


나: 시동을 끈 상태에서 본넷 쪽에서 딸각거리는 소리 난다.

엔지니어: 주행을 마치고 장치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는 소리다. 정상작동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나: 시내 주행시 간헐적으로 울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엔지니어: 주행을 직접 해봤는데 울렁이는 느낌은 없었다. 재현이 안되므로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

나: 그런데 이게 차량이 흔들리게 울컥이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속도가 아주 간헐적으로 일정하지 않은 것이 최근에 새롭게 느껴지는데 문제가 있긴 한거 아니냐. 내가 주행스타일이 바뀌거나 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이 차가 내가 몰아본 유일한 차도 아니고 다른 차량을 몰 때에는 이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엔지니어: (추가 테스트 후 다시 돌아오심) 일단 현재는 문제를 발견할 수 없으니까 다음에도 재발하면 그때는 입고후에 정밀 검사를 해보자.


센터에 가기 전부터 '이건 문제를 발견을 못해도 찜찜하고, 발견을 해도 열받겠다'고 생각했는데 '발견되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도와 동시에 불안이 남았다. 결국 원주에 가려고 했던 이번주 주말 캠핑도 취소했다. 갑자기 일정이 취소된 친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그래도 영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차에 남을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안전이 최고다. 붕붕이와 빠르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방법을들 생각해보고 있다. 일단 주유소부터 바꿔볼까싶다.


일단은 1000km 점검을 하면 주는 워셔액 보충, 냉각수 보충 등 서비스들만 받아서 돌아왔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2.0 업데이트를 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뭐가 달라지는지는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차들은 전자제어가 많이 들어가니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차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자동차점검, 정비명세서



점검을 받으러 가면서 볼보 카페에도 가입했다. 아무리 안전함을 내세우고 있는 브랜드라고 하지만 모든 차에 결함이 없을 수는 없다. 내가 너무 브랜드를 믿고 있었구나... 안일했다 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앞으로도 정기점검 꼬박꼬박받고 서비스센터 가는걸 귀찮아하면 안되겠다. 걱정이 많은 성격인지라 아직도 영 차를 믿을 수 없지만 모든 문제들이 내 기우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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