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영 Sep 13. 2022

원 플러스 원으로 데려왔지

상우에게 들려주는 자장 이야기


엄마가 상우가 모르는 엄마의 옛날이야기 하나 해줄까?


상우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야.

어느 날 엄마가 신의 부름을 받아 꿈에서 하늘에 올라갔어.

신은 사람들에게 종종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면 꿈을 꾸게 하거든.


하늘에 올라가 봤더니 귀여운 아기 천사들이 잔뜩 있었어.

사고뭉치 개구쟁이 천사도 있었고, 으엥으엥 울고 있는 천사도 있었고,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 자기 우유를 다 먹고도 친구 것까지 뺏어 먹는 천사도 있었지.


많은 아기 천사들이 있었지만

그중 특히 엄마 눈에 딱 들어온 귀여운 아기 천사가 있었어.

포켓몬스터 파오리 있지? 파오리를 닮아서 단번에 맘에 들었지.


신이 말했어.

너의 소원이 간곡하니 아기를 선물로 내리겠다고.

이 아기 천사들 중에 한 명을 골라 데려갈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사실 엄마는 아기가 없어서 매일매일 예쁜 아기천사를 내려달라고 하늘에 기도 했었거든.


그래서 엄마가 망설임 없이,

"저기 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기 천사요! 파오리를 닮은 귀여운 아기천사를 제게 주세요!"

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켰지.

그 천사가 누굴까? 그래, 바로 상우야!!


그런데 그때 그 아기 천사가 울먹이며 말하는 거야.

"저에게는 보살펴야 되는 형이 있어요. 저는 형을 두고 갈 수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아기천사를 보니 엄마는 더욱 욕심이 나는 거야. 

이 아기천사는 귀엽기도 이렇게 귀엽고 의젓하기도 한데 착하기까지 해!

신에게 물었지. 이 아기천사를 데리고 가려면 어떻게 해야겠냐고. 둘 다 데리고 가면 안 되냐고.


신이 단호하게 말했어. 절대 안 된대.

엄마의 아기주머니가 작아서 한 번에 한 명만 데리고 갈 수 있다는 거야.


그때 아기천사가 말하더라.

"저희 형을 먼저 데리고 가주세요. 부탁이에요.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를 데리러 올 때까지 아무도 따라가지 않을게요."


엄마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어. 꼭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금방 올 테니깐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결국 엄마는 아기천사의 형을 먼저 데리고 내려왔어.


그렇게 상윤이 형아가 태어났어.

상윤이 형아도 뽀얀 피부에 볼이 복숭아 같은 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

그렇지만 엄마는 하늘에 두고 온 아기천사가 자꾸 생각이 나고 너무 보고 싶었어.


그래서 상윤이 형아를 낳고 몸이 괜찮아지자마자 또 신에게 매일매일 간곡히 기도를 드렸단다.

하늘에 두고 온 파오리 아기천사를 만나러 가게 해달라고.

그랬더니 신이 정말로 엄마를 하늘로 불렀고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지.


엄마에게 보물 같은 두 아기천사는 그렇게 하늘에서 선물로 내려왔단다.


상우야, 아무도 따라가지 않고 엄마를 기다려주고  따라와 줘서 고마워!

그리고 예쁜 상윤이 형아도 데리고 가달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물론 우리 상우가 더 많이 귀엽고 사랑스럽지.


엄마는 두 아들을 만나서 정말 정말 행복해!




매거진의 이전글 바꾸고 싶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