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이 매년, 무슨 일이 있으나 없으나 꼭 한 번은 찾아가는 곳. 바로 제주도입니다.
올해는 여름이 맹렬해지기 전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글은 더도 덜도 말고 딱 맛있게 먹었던 곳
‘이 정도면 이 가격에 먹을 만하다 or 꽤 괜찮다’라는 식당 추천을 공지드리고 출발하겠습니다.
[저희가 머무른 지역은 서해 애월, 금능, 곽지 부근입니다]
*1일 차
청주공항에서 제주공항까지 약 50분의 비행을 마치고 렌터카에 몸을 실어 바로 제주도에서 첫끼를 먹으러 갑니다. 제주도에 오기 전, 한 명씩 꼭 먹어보고 싶었던 메뉴를 정한 후 먹고 오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 첫 번째 주자인 첫째(초6 남)가 먹고 싶었던 미역국.
어릴 때부터 '미역국 먹자~'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국에 밥을 퐁당 말아서 꿀떡꿀떡 잘 먹던 아이라 제주도에 오면 무조건 맛있는 미역국을 먹는 게 1순위랍니다.
[애월 우니담 UNIDAM] (별 3.5)
건물 2층, 코앞이 바로 해수욕장 뷰.
주문을 하고 발코니에 나가 제주의 깨끗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눈에 담다 보면 음식이 나옵니다.
-옥돔 구이와 전복 가마솥밥 24,000
미역국과 옥돔구이를 같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했고 구수하고 진한 미역국에 전복 솥밥과의 조합이 좋았고 옥돔구이는 살도 많고 짭짜름해서 아이들도 잘 먹었습니다.
-성게 비빔밥 22,000 (추천)
채소가 듬뿍 들어있어서 경쾌하고 성게알이 참기름에 더해져 하얀 쌀밥을 코팅해 한 입 크게 와락 먹으면
입안을 고소~하게 바다향으로 감싸주는 게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비릴 것 같다고 안 먹던 둘째가 한 입 먹더니 계속 숟가락을 들이밀던 아주 인기 많았던 메뉴입니다.
[협재 온다정] (별 4)
이곳은 마당이 있는 집을 개조해 만든 것 같았습니다.
바닷가 근처이지만 복닥스럽지 않고 실내도 고즈넉해서 차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았습니다.
메뉴옆에 공지사항 ‘육수에는 어떠한 화학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탁 들어옵니다.
아이들이 있으시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곳일 듯합니다.
(4인 가족이지만 대식가들이 아니어서 메인메뉴 2or 3에 공깃밥을 추가로 먹습니다)
-흑돼지 맑은 곰탕 11,000
이름 그대로 맑은 국물이지만 꽤 진하고 흑 돼지라고 하기엔 정말 얇은 고기 고명이 듬뿍 올라가 있습니다.
설렁탕, 곰탕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아주 맛있고 든든하게 또 깔끔하게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
-마농 돼지갈비찜 13,000
심심한 음식엔 항상 매운 아이가 곁들여 줘야 합니다. 으른의 맛.
양념이 매콤하면서 맛있습니다. 완전 밥도둑이죠. 양념으로 밥을 슥삭 비벼서 먹어야 합니다.
그 옆에 다소곳한 미역국이 알싸해진 입안을 토닥여줍니다. 반찬으로 올려진 귀여운 땅콩조림이 고소하게 입맛을 돋워줍니다.
*2일 차
조식은 숙소에서 컵라면과 빵으로 간단히 먹고 해수욕을 하러 갑니다.
날씨가 화창해서 바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실컷 물놀이를 한 후 해물라면을 먹으러 갑니다.
[협재홍대부부] (별 4)
'밥과 술이 있는 제주 속의 작은 홍대'
-해물 듬뿍 해물라면 13,000
해수욕 후 라면은 또 기가 막히죠. 깔끔하고 얼큰 시원한 국물로 뜨끈하게 몸을 데워줍니다.
-전복덮밥 16,000
전복, 계란, 김, 야채의 야생적인 궁합으로 아주 고소하고 든든한 메뉴입니다.
-새우랑 오징어튀김 24,000
역시 아이들은 튀김이죠. 절대맛의 강자 새우튀김! 오징어 튀김의 맛은 튀김반죽이 조금 매콤해서 튀김 먹고 덮밥 먹고 또 튀김 먹고 덮밥먹고의 무한반복을 했습니다.
[곽지식당] (별 5)
원래는 이 식당 바로 옆에 있는 치킨집에 가려고 했는데 주차를 하고 입구를 보니 약간 분위기가 싸함이 느껴졌습니다. 살짝 어둡기도 하고... 그래서 눈길을 돌려보니 바로 옆에 이 식당이 있어서 바로 검색 후 들어갑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4인 테이블이 하나 있고 주방과 1인석 3자리가 양옆으로 있고 저만치 안쪽으로 4인 테이블 두 개가 있었습니다. 평일 7시 즈음, 아직 이른 건지 손님이 없었지만 아이들의 꼬르륵 시계를 빨리 멈춰줘야 하기에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흑돈 두루치기 29,000
푸짐합니다. 면사리가 양념에 버무려져서 올라가 있고 흑돼지라 그런지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첫째가 먹자마자 돼지고기 두루치기는 여기가 1등이라고 엄지 척을 해줄 정도입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있는데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하기> 아.... 진짜 주문하고 싶은... 배고프네요...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20,000
원래 치킨을 먹으려고 했었는데 여기에 후라이드가 있을 줄이야... 가격대비 양도 푸짐해서 다 못 먹어서 포장하고 냉장고에 킵해 뒀는데 다음날 숙소 정리하느라 남는 치킨을 못 먹었다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지요.
아이들이 나오자마자 게 눈 감추듯 먹어서 사진을 못 찍었지만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치킨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어디에도 없을 것 같고 방금 튀긴 듯 또 너무 맛있어서 바로 별 다섯 개 드립니다.
이틀 동안 너무 잘 먹었고 다음 주에 식도락 여행 2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