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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맛 기행 2

by 윤 log

지난주에 이은 두 번째 맛 이야기입니다.

(오늘이 수요일인 줄 철석같이 믿고 글 수정하다가 목요일인 것임을 방금 알았답니다^^;;)

[저희가 머무른 지역은 애월, 금능, 곽지 부근입니다]


*3일 차


아침을 먹기 위해 숙소에서 가까운 금능 쪽으로 이동합니다.

근처 맛집을 검색하다가 만난 진짜 맛집! 금능 해수욕장에서 차로 2분, 도보로 14분 거리에 위치합니다.


[제주 금능낙원] (별 5)

평일이어서 그랬는지 비교적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골목에 위치한 식당입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애교 많은 고양이와 인사를 나누고 토속적인 분위기의 입구로 발길을 옮깁니다.

제주스러운 돌담에 커다란 간판이 멋스러웠고 지붕바로 아래에 빨간색이 눈에 탁 들어옵니다.

식당 안은 아담하지만 정겨운 물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몸국 10,000

돼지 등뼈육수에 청청해초 몸(모자반의 방언)을 넣어 끓인 제주음식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항상 고르는 남편의 선택입니다.

음식에 약간 까다로운 편인데 이 몸국을 거의 마셨다고 할 정도로 맛있게 먹더라고요. 저는 먹어보지 못해서 정확한 맛 평가는 못하겠지만 식당의 정취만큼이나 내공이 담뿍 느껴지는 맛일 거라 확신합니다.

(사진을 못 찍었네요;)


-고기국수 10,000

사골육수에 국수와 고기를 얹어 먹는 제주음식

아이들에겐 고기국수가 최고죠!

깊은 맛이 느껴지는 사골육수에 야들야들한 고기를 국수에 감싸서 입 안 가득 먹으면 담백한 맛이 온몸에 전달되는 듯합니다. 진한 육수에 공깃밥 추가는 필수입니다. 제주 브런치 메뉴로 아주 좋았습니다.


이 가격에 이런 깊은 맛은 어디서도 맛볼 수 없을 것 같아 망설임 없이 별점 5점입니다!!

그 외 밀면, 비빔밀면, 한치밀면, 한치회덮밥, 흑돼지 불고기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밀면과 회덮밥을 꼭 먹을 것입니다.

한치회덮밥이 15,000원 이라니, 가격이 너무나도 훌륭합니다.




[9.81 Park]

이제 후식을 먹어보러 가보겠습니다.

사실 이곳은 첫째의 레이싱 로망을 실현하러 갔던 테마파크입니다.

하지만 초6인 아들이 아직 1인승을 타기엔 조건이 안 맞아 탈 수 없다는 사실에 세상 실망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더라고요. 꼭 혼자 스피드를 느끼고 싶어 했어서 그런지 2인승은 안 탄다고 거부하고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빠하고 둘이서라도 타고 오라고 계속 부추겨서 타고 왔답니다. 부자가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신나게? 레이스를 즐기는 사이 저와 딸은 기념품 샵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며 이거 살까 저거 살까의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카페로 향합니다.


[Space (Cup)] (별 5)

‘제주 애월에 위치한 9.81 파크의 개발사 모노리스(공동대표 김종석, 김나영)가 자체 브랜드 스토어 스페이스컵(SpaceCup) 내에 바리스타 챔피언 김사홍의 시그니처 메뉴를 경험할 수 있는 카페 공간을 새롭게 조성했다. 스페이스컵은 ‘우연한 발견, 작은 설렘이 머무는 공간(Where Serendipity Finds a Place)’이라는 슬로건 아래 커피를 중심으로 음악,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굿즈를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9.81 파크 제주의 신규 브랜드다. 스페이스컵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굿즈는 물론 로컬 아티스트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방문객들의 취향과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설명 출처. ZDNET Korea]


2025.6.5 오픈!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갔던 거였는데 바로 오픈한 날 방문했던 우리. 정말 행운이었네요!!

(무려 챔피언 바리스타분이 계셨었고요 ㅎㅎ)

고지대에 위치한 곳답게 시원한 통창으로 보이는 드넓은 초록잔디와 그 너머로 보이는 바다와 비양도까지… 벌써 뷰 맛집임을 자랑합니다. 창가는 바형식의 테이블과 안쪽으로는 원두커피와 텀블러 이곳의 굿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고 좌석도 많았습니다.


-유메리카노 9,000

유자의 상큼함과 향긋한 에스프레소가 만난 제주 감성의 시그니처.

커피 원두에서 느껴지는 꽃향기와 부드러운 초콜릿 노트,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베리의 여운이 유자와 에스프레소의 완벽한 균형을 이룹니다’

설명 그대로 제주감성을 한잔에 담아낸 기분 좋은 맛의 커피였습니다. 커피와 유자의 조합이라니..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죠. 원두의 고소하고 진한 풍미에 시원 상큼한 유자의 맛!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또 다른 시그니처인 ‘테킬라 에스프레소’)

‘테킬라 에스프레소는 테킬라에 소금과 레몬을 곁들이듯, 에스프레소에 라임과 팝핑캔디를 함께 즐기는 음료다. 이는 오직 스페이스컵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설명만 봐도 꼭 마셔보고 싶은 메뉴입니다.

바리스타님이 직접 마시는 방법도 설명해 주신다고 합니다. 다음엔 꼭 이 커피를!!


-딸기라테 8,000

진한 딸기시럽과 부드러운 우유. 부드럽고 달달한 목 넘김에 피곤함을 잊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주애월낭만식당김밥고사리육개장] (별 5)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소박하지만 알찬 식당

여 사장님이 혼자 운영하시는 곳이어서 주문 후 조리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안내가 있습니다.

바깥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게만 느껴집니다. 김밥 외에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메뉴들도 많이 있어 좋습니다.


-낭만김밥 4,000

참고로 저는 김밥 킬러입니다. 집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김밥을 말아먹습니다. 기본 김밥이지만 속이 꽉 차서 (당근이 많이 들어가서 좋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김밥입니다. 반찬으로 나온 오징어 젓갈과의 맛은 상상하시는 그대로 최고의 궁합입니다. 다른 메뉴인 매콤흑돼지 고사리김밥, 한치튀김김밥을 먹고 싶어서라도 또 가야겠습니다.


-한치 비빔면

슴슴한 김밥에 매콤한 한치 비빔은 또 환상입니다. 제가 또 비빔면 킬러인데요.ㅋㅋ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계속 보니 현기증이 나네요. 또 먹고 싶어서..;;

후식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2,000)까지 완벽했습니다.

(사장님이 다정하시고 친절하십니다. 꼭 들러보세요)



[돌담 위에 흑돼지] (별 5)

제주 하면 흑돼지이지요!! 제주여행에서 항상 찾게 되는 메뉴입니다.

숙소에서도 가까웠고 오션뷰여서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던 곳입니다.


-흑돼지 한판(600g, 2~3인분) + 흑돼지 목살(300g 추가)

‘새송이버섯+껍데기+묵사발세트 엄선된 품질의 흑돼지를 두툼하게 내어 숯불에 구워드립니다.’

고기와 같이 구워 먹는 새송이와 껍데기, 특히 껍데기는 처음 맛보는 첫째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곁들여먹는 채소와 명이나물의 상큼함, 폭탄직전인 계란찜(서비스로 또 주셔서 한 뚝배기 더 먹었어요)까지 너무나 조화로운 세트메뉴입니다.


-딱새우 된장찌개 9,000

매콤하면서 새우의 진한 국물을 밥과 고기와 함께 먹으니 최고의 궁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밥도둑!


-톳공깃밥 1,000

톳이 킥입니다. 고소하고 향긋한 톳으로 밥을 지으시다니 센스가 넘치는 곳입니다.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직접 구워 주십니다. 아무리 손님이 붐벼도 꼼꼼히 맛있게 구워주십니다.

고기를 구워주시면서 저희 가족에게 말을 건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저희 세종에서 왔어요”

“어! 저 대전에서 내려왔어요”

저와 같은 고향분이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나이도 묻고 학교 얘기도 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 즈음

흑돼지들도 아주 맛있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여기 제주까지 오신 거예요?”

조심스레 물어보니 사장님의 아버님이 장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시작하셨고 제주에 자리 잡게 됐다고

하십니다.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강단이 있으시고 장사에 철학이 있으신 분 같았습니다. 사진에서 느껴지시겠지만 아름다운 바다 노을을 배경 삼아 한점 먹는 흑돼지는 별점 5점으로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도 딱 한자리 야외테라스에 자리가 있어 이런 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깥 자리가 비어있다면 곧장 달려가세요~



이 날, 하루의 맛집 이야기만으로도 아주 풍족하네요.

저에겐 모두 별점 5점 만점의 맛도 좋고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는 맛집들이었습니다.

다음 주엔 마지막 맛 기행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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