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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야기다
도서관 좋아하세요?
너무 좋아해요!!!
by
글린트
Dec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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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 열람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동지의식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다.
책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서 당최 읽지를 않으니...
요즘 뜨는 책, 쌈박하게 재밌는 책을 읽어도 나눌 대상이 없다.
그래서,
모르는 사이라도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들고 읽는 사람을 보면,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는 식의 어떤 연대감이 피어난다.
도서관에서 남들은 무얼 읽나 구경도 하고, 방금 반납한 책
제목들도 훑어보며
‘나도 저거 읽었는데.’
‘아, 저 책 재밌겠네.’ 하며 혼자 조용한 스토킹을 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도서관과 도서관 피플인데
,
한 번은 되게 창피했던 적이 있다.
<불편한 편의점>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을 때였다. 늘 대출 중인 이 책이 웬일인지 신간 코너에 예쁘게 꽂혀 있었다. 어머, 웬 떡, 아니 웬 책 하며 기분 좋게 집어서 도서대출반납 기계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어, 그거!” 하셨다.
조용한 도서관에서 아주머니가 소리 내어 말을 하자, 책을 보던 주위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그 책, 내가 지금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아주머니는 이곳이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했다. 작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하며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거, 빌리는 거예요, 반납하는 거예요?”
이제 도서관 직원들까지 모두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 너무 창피하다.
이것이 바로 베스트셀러의 위엄인가? 보고 계세요, 김호연 작가님? 기분이
어떠신가요? 정말
부럽습니다. 자기 책을 서로 먼저 읽겠다고 하는 이런 상황, 작가들의 꿈 아닙니까?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 장면이 나에게 벌어진 것은 재앙이지만.
나는,
“이제 빌리려고요.” 하며 얼른 책을 기계 위에 놓고 도서관 카드를 꺼냈다. 아주머니는 몹시 아쉬워하셨다.
“아이, 내가 그거 읽고 싶어서 석 달째 기다렸는데.”
아아... 14,000원인데... 인터넷으로는 12,600원인데...
기계에서 대출을 하고 나는 빨개진 얼굴로 도서관을 나왔다.
솔직히, 아주머니에게 먼저 읽으시라고 양보할 수도 있었다. 나야 다음에 읽으면 되지.
하나
그러기에는 아주머니의 접근방식이 너무 빤하고 무례했다. 피하고만 싶었다.
저기... 친애하는 도서관 동지들...
읽는 사람답게 우리 조금만 더 고상해져요.
우린, 남들 안 읽는...
무려 책을 읽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정돈...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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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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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좋아 시작했습니다. 글쓰는 게 너무 좋아 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요. 라고 하고 싶네요^^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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