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글쓰기

달달달

by 글린트

정확히 4일 전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인 토요일,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렸던 글이 조회수 10,000을 하루 만에 넘고 20,000도 돌파했다. 신입 브런치 작가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기 위해서 다음 메인에 이렇게 띄워준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그런 얄팍한 우쭈쭈에

내가 놀아날 사람이다.





나는 다음 메인에서 도대체 내 글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한참을 헤매고 돌아다녔다. 의연하게 그런가 보다 해야 멋있겠지만 솔직히 너무 궁금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메인에 내 글이 안 보이는데 알고리즘이 어떻게 알고 나한테만 안 보여주나 별생각을 다 하기를 수 분... 드디어 찾았다.




'호텔 1박에 70만 원.'

다소 민망한 제목이지만 사진도 예쁘게 나왔고 꽤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었다.


캡처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이게 내 글이야.’,

‘다음 메인에 내 글이 나와.’ 하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직은 참고 싶다.


조금만 더 성과를 내고 난 후에 짠! 하고 보여줘야지.


기쁜 마음으로 독자의 입장이 되어 보고자 클릭해서 읽어 봤다.

그런데...


문장도 매끄럽지 않고 주는 교훈도 약한 장문의 글이 보였다.

아, 이렇게 썼었지. 일주일쯤 전의 글인데 벌써 낯이 설다.


‘20,000명의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을 텐데. 다 읽는 데 2분씩만 쳐도 합치면 40,000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666시간(어머 계산하고 깜짝 놀랐다. 불길한 숫자잖아, 퉤퉤)이다.’

내 글에 그 많은 시간을 쏟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묵직하고 어려운 글은 내가 쓸 수도 없고 쓰고 싶지도 않다. 꼭 그래야만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네 일상과 밀접하지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공감이 되거나 웃음을 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20,000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도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한 글, 읽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는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마음이 초조해졌다.
재밌게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까 봐,
시작만 하고 성과는 못 내던
예전의 나로 되돌아갈까 봐,
그리고 어쩌면 나에게는
글 잘 쓰는 능력이 애초에 없는 것일까 봐
초조하고 두려웠다.




노트북을 두들기던 손이 차가워져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 가져왔다. 머그잔의 온기가 손을 녹인다.


그래, 거창하진 않지만, 커피도 기꺼이 제 몸의 온기를 나누어 주잖아.

따뜻한 글쓰기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닐지도 몰라.


가벼워도 좋고 교훈이 약해도 할 수 없다. 매끄럽지 않은 것은 계속 써나갈수록 나아지겠지.


들을 사람이 듣고 볼 사람이 보면 좋겠다.


초조한 글쓰기 말고,

촉촉한 글쓰기.

계속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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