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한다고요? <2>

본격 다이어트 활활러

by 글린트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일단 지금의 내 몸무게를 알아야 했다. 체중계에 올라가 본 지가 너무 오래됐는데... 충격적일 것 같았다. 체중계에 찍힌 큰 숫자를 맞닥뜨리면 오히려 의지가 꺾이는 것 아닐까 하고 두렵기까지 했다.


아마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려면 내 몸에서 돌쟁이 아기 한 명은 나와야 할 텐데. 아니, 돌쟁이 아기면 다행이다. 서너 살 된 아이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야...?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마지못해 쭈뼛쭈뼛 체중계 앞에 섰다.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체중계 위에 발 한쪽을 올리려다가 아차차, 수면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수면 바지가 일반 바지보다 무거울 텐데. 몸무게가 더 나올 뻔했네. 어휴, 잘 생각났다.’

수면 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다시 체중계 위로 한 발을 올리려는데 또 아차차, 화장실!

‘화장실 다녀와서 재야지. 큰일 날 뻔했다.’며 화장실도 다녀왔다.


자, 이제는 진짜 재야 한다.

몇 키로일까. 두근두근.

발을 들어 올려 조심스럽게 체중계 위에 올려놨다.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

체중계의 숫자가 오르내리더니 이내 깜박, 깜박 결정된 숫자를 내놓았다.






응?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숫자였다. 이게 뭐지?

...

...


그 숫자는 바로 우리 남편의 몸무게였다. (그것도 내가 0.2킬로 더 나가는...)


“아! 하하, 아하하하하하.”


보드 게임해서 이기고, 말싸움해서 이긴 적은 있었지만... 몸무게로 남편을 이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충격이 컸다.

저울이 고장 났나? 체중계를 옆으로 옮겨서 다시 한번 재봤다. 결과는 같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남편과 나는 키도 10 센티나 차이 나는데.


배신감이 느껴졌다. 나 자신에게 속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건 아니야... 변화가 시급했다.


벗어놓은 수면 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체중계에 수면 바지만 올려봤다.

측정이 안 된다. 100g 미만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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