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how Mein/Hot & Sour Soup/Di San Xian

by 유녕

오늘 점심은 외할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찌개를 끓여먹었다. 멋진 내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내 안에서 나와 함께 겸상해주셨다. 먹는 내내 사는 게 뿌듯하고, 따듯했다. 점심 후, 커피 한 잔을 우리는 동안, 적당한 포만감으로 오전에 화분갈이를 한 오이 싹, 토마토 싹을 한동안 응시했다. 이젠 글을 쓸 시간. 오늘은 중국이다. 단 한 번을 가보지 못 한 국가, 한 번은 꼭 살아보고 싶은 나라, 과연 그 날이 언제 올지. 오늘 소개할 음식들은 내가 중국식당에 가면 가장 즐겨먹었던 음식이다. 첫 번째 녀석은, 차우멘이다. 가릴 것 없이 좋아하는 모든 채소를 넣고 볶아도 실망시키지 않는 일품요리이다. 레시피를 보고, 이렇게 쉬운 걸 그동안 못 해보고 살았구나 싶었다. 된장국 끓이는 것만큼 쉽다고 하면 느낌이 올는지. 유튜브의 재미는 같은 요리를, 인종마다 제각각 변형이 많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샐러리를 좋아해서, 누군가는 매운 걸 좋아해서 등등 자신들의 기호에 맞게 말이다. 나는 일단 제일 쉬워 보이는 레시피를 골라 완성해 보았다. 결국 일주일에 두 번은 빼놓지 않고 식탁에 오르고 있고, 더군다나 저녁엔 상태가 시급한 채소들을 없애야 하기에 오늘도 당첨!



IMG_3526.JPG Chow Mein


띠산시엔(지삼선, 地三鲜)은 대전에 살 때, 역전에 찾아가 줄곧 먹었던 음식이다. 내가 살던 아파트에 다행히 중국인 친구가 살아서, 친구네 놀러 가 혹시 레시피를 알려줄 수 있냐고 하니, 앉은자리에서 바로 검색해 레시피를 읽어 주었다. 땅에서 난 세 가지 신선한 채소라나, 가지, 감자, 피망을 원하는 크기로 썰어서 다 튀긴 후, 간장과 설탕, 그리고 소금으로 양념하면 끝. 너무 쉽게 들려서 집에서 해보니 정말 그 맛이었다. 플로렌스를 여행할 때나, 토론토에서 여행 중이었을 때, 일부러 주인장한테 이 요리를 부탁해 먹어보았지만... 내 입맛엔 역전 중식당(친친양육관점)이 제일이다. 그 이후론, 다른 나라에 가도, 더 이상 이 음식을 주문하지 않는다. 실망감 하나에 비싼 가격 둘, 더 이상 후회할 짓은 그만하기로. 다 튀겨야 하는 번거로움에 자주 해 먹진 않지만, 일단 맘 잡고 하면 먹는 내내 오버하며 감탄을 한다. 나이가 더 들면 좀 어른스러워질까 했는데, 오두방정... 난 이번 생에 어른은 글렀다.


IMG_3530.JPG Di San Xian



Hot & Sour Soup

오늘의 마지막 주자, hot & sour soup. 이 국물 음식은 리버풀에 있을 때 중국 뷔페에 가서 몇 개 없는 채식 음식 중 가장 구미에 맞아, 연신 퍼다 먹었던 요리이다. 사진에서와 같이 기름이 흥건하진 않는데, 요새 기름이 자꾸 당겨서(?) 과하게 넣어 조리했다. 눈치를 챘겠지만, 밥은 없다. 일부러 싱겁게 해서 한 그릇, 아니지 두 그릇을 싹 비웠다. 김치전이나 부추전을 할 때 찍어먹는 양념장만 생각해봤지, 간장과 식초를 베이스로 국을 끓이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매콤한 고추 덕에 느끼함도 잡은, 노골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음식이다, 너는. 딱히 향신료도 안 들어가 문안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점심을 먹었기에 망정이지, 밤에 글을 쓰고 있었으면 좀 괴로웠을 사진들이다.



IMG_3536.JPG 핫 앤 사워



이젠 게으르면 안 된다. 바나나가 정점을 찍었다. 오늘은 바나나브레드를 완성해야 한다. 근데, 봄인데, 자꾸 마음이 두근두근, 손발이 안정을 못 찾고, 나는 설레고 있다. 지구로 돌아와라 너무 멀리 간 생각들아.




Cover Photo by 天琦 王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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