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angzhong milk bread

by 유녕
손이 많이 가는 영국 고사리

오래간만에 비가 와 다소 쌀쌀해져 겨울 외투를 입고 산책을 다녀왔다. 겨울이 갔는데, 겨울이 그리워지는 건 또 뭔지. 오늘은 산책길에 내천 주변에서 자라는 고사리를 발견했다.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양이지만, 저걸 먹을 생각에 입에 침이 고인다 벌써. 캐나다에서도 몽튼 토박이 친구와 숲 속에서 고사리를 땄다. 한국에서는 줄기채 고사리를 따지만 북미는 동그랗게 모인 머리만 딴다. 조리 방법은 역시 문화에 맞게 차이가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고사리를 소금물에 5-10분 끓여 독소를 제거하고, 버터를 팬에 녹여 고사리를 4-5분간 볶으면 끝. 버터와 고사리의 조합이 참 좋다.


영국 고사리

영국은 고사리를 안 먹는다. 고사리 따는 내 모습을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뭐 따냐고 묻길래 고사리를 딴다고 했더니, 고개를 갸웃한다. 그래서 캐나다에서는 고사리를 먹는다니까 눈이 휘둥그레진다. 영국에선 도토리도 못 먹는다고 가르친다니 의외로 지천의 음식을 코앞에 두고 놓치며 사는 거 같다.(미나리도 봤지만, 미나리 향을 안 좋아하기에 과감히 지나친 건 안 비밀) 재밌게도, 환경이 다르니 자라는 고사리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시골에서 자랐음에도 고사리를 캐 본 적이 없다. 하하. 캐나다에선 고사리 순을 보호하는 겉껍질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영국은... 한 주먹의 고사리 순을 다듬기 위해 1시간을 썼다.


고사리로 시작한 오늘은 일본이다. 메인 음식이 아닌, 빵류다. 탕종 우유 식빵. 사실대로 고하면, 두 번을 만들었다. 첫 시도는 다 좋았으나, 베이킹 팬이 너무 작아 겉의 2/3은 익었으나 빵을 갈라보니 1/3이 덜 익은 상태라 오기를 가지고 다음날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베이킹 팬 두 개에 반죽을 나눠 잘 익은 빵을 맞이했다. 앞으로 식빵 만드는 날을 한 달에 한 번 정해서, 대용량으로 만들어 냉동고에 두고, 그때그때 오븐에 구워 먹어도 좋겠다.(확실히 난 손이 크다.) 이 빵을 만들면서 신기했던 게, 김치 할 때 쑤는 밀가루 풀(water roux)이 들어간다. 습기를 잡아 빵을 더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 넣는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반갑지?


IMG_3625.JPG 곱다

요샌 내 아침이 참 별거다. 고맙다 밀가루야, 오븐아.


IMG_3627.JPG 탕종 우유 식빵
IMG_3650.JPG 아침엔 토스트



Cover Photo by DynamicWan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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