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굴라쉬

by 유녕

가지는 매직이다. 이탈리아 요리든, 중동이든, 중국이든 제 몫을 백 배로 발휘하는 식재료다. 점점 말랑해지는 가지를 들고, 몇 분 고민에 빠졌다. 이걸 들고 어느 나라를 가볼까나... 오늘의 답은 헝가리이다. 헝가리에 가선 정작 헝가리 대표 음식을 못 먹고 왔다. 애초에 생선이나 고기를 넣어 만든 요리라 채식주의자용 굴라쉬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럴 땐, 스트레스받지 않고 과감히 패쓰. 덕분에 다양한 국적의 채식 음식을 만나는 행운이 있었다.


다시 헝가리에 가게 되거든, 일주일 내내 달려보고 싶다. 대학교 때도 해보지 못했던.... 맥주로. 세계가 넓고, 아직 가보지 못 한 나라가 더 많아, 다시 갔던 나라를 찾을 확률이 크지 않은 게 함정이다. 그럼에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냐고 하면, 수상의 도시 베네치아이다. 놀러 가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1년을 살아보고 싶다. 항상 꿈은 꿈 자체로 당도 최고치라, 생각할 때마다 그냥 좋다.


일요일 정오. 나른하고, 편안하다. 통계학을 수강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 다행히, 몽튼으로 돌아갈 날이 일주일 남았고, 영국은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상이 마비된 상태라, 덕분에 여기가 캐나다인지 영국인지 비슷한 일상에 헷갈린다: 공부와 걷기. 생각해보니 다음 포스트는 영국에서가 아니라 캐나다에서 쓰고 있겠구나! 더 이상 비행기 편이 취소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의 음식을 소개해본다.


눈치챘겠지만, 오늘은 헝가리 음식이다. 굴라쉬! 희한하게 먹으면서 매운탕 같은 느낌은 뭔지. 굴라쉬는 일단 파프리카 가루와 스톡(혹은 채수)만 있으면 끝이다. 이건, 대부분 한국인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느끼함도 전혀 없고, 해장 음식으로 최적이다. 보통 가지는 넣지 않지만, 혹시 굴라쉬를 하게 된다면, 꼭. 가지를 넣고 도전해보시길. 내가 참고한 세 가지 유튜브 채널 중 독일의 국수 spaetzle(수제비 느낌의 묽은 즉석 밀가루 반죽)을 넣는 걸 봤다. 일부러 빵을 먹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 해 봤는데, 역시!


잘 먹었습니다.

IMG_3659.JPG 굴라쉬


Cover Photo by Larisa Birt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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