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Spanish basque cheese cake

by 유녕

며칠째 가뭄이었는데 오랜만에 비가 왔다. 오늘은 텃밭에 물을 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이틀 동안 개도 잘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 주말 내내 침대를 반경으로 먹고, 쉬기만 했다. 역시 아플 땐 그저 마음 놓고 쉬는 게 장땡이다. 사실 8월 15일까지 모든 접종 기록을 학교에 보내야 했기에 신경이 온통 거기에 가 있었다. 휴. 다 끝났다. 이젠 학교 로고가 그려진 실습용 간호사복과 권당 80만 원대를 웃도는 전공서적들, 청진기, 혈압 측정기만 구매하면 된다. 아차, CPR 수업도 곧 있구나. 애초에 195개국의 음식을 요리하면 끝내려던 의도와는 달리 이젠 무기한으로 이 프로젝트로 진행해보려고 한다. 하면서 재미가 들려서ㅋ 더욱이 공부하면서, 일 하면서... 요리를 테라피 삼아 사는 것도 좋겠다 싶다.


테라피. 소개할 음식과 잘 어울리는 주제다. 오늘 우린 스페인으로 간다. basque cheese cake. 특별한 것이라면 겉이 좀 탄 치즈케익이다. 이미 두 번을 만들어 먹었는데, 내일도 만들 예정이다. 만들기가 쉬워 만만하게 저지르게 되는 매력의 케익이다. 선물용으로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오늘 조카들에게 주려고 집에 들른 Stui에게 싸서 보내줬다. 맛있는 레시피를 찾을 때마다 나눌 기쁨에 신이 난다. <응답하라 1988>에 이웃에게 음식을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 또한 시골 조부님 댁에서 자라 당시엔 흔했던 풍경이 떠올라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면,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이 '애늙은이'였던 건 어쩔 수 없는 이치다.


IMG_4028.JPG burnt cheese cake

내 버킷 리스트 중에 채식주의 치즈를 만들기가 있다. 비건 치즈 만들기가 오히려 더 쉬워 보인다. 영국에서 체다 치즈 만들기 강좌 같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을 텐데, 여러모로 안타까운 내 당분간 마지막 여행지이다. 국가마다 우유맛이 달라 치즈 맛도 다르다. 치즈 만드는 건 누구에게 배우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역시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이번에 쓴 크림치즈는 월마트 자가 브랜드를 썼다. 결론은 어쨌든 맛있다는 것.


IMG_4032.JPG 바스크 치즈 케이크

난 냉아메리카노와 페어링 해서 먹고 있다. 라떼와 하면 라떼의 우유맛에 치즈 케잌이 덜 부각될 것 같아 아메리카노를 감히 추천한다. 요새는 편의점에서도 판다고 하는데, 편의점엔 도대체 없는 게 뭔지... 맛있는 차와 케잌 한 조각의 여유를 당신도 같이 하길 바라며 마친다.


Photo by Javier Esteb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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