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무사카 mousaka

by 유녕

항상 내 마음처럼 되는 일이 있으랴. 오늘처럼, 저번처럼, 저저번처럼 의외의 맛으로 실망을 주는 음식이 당연 있다. 내가 애용(?)하는 그리스인 셰프 아키스의 비건 무사카는... 이것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내가 쉐퍼드 파이나 코티지 파이를 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고기의 식감을 렌틸이나 비건 다짐육을 쓰는 데 있다. 굳이 고기의 존재가 아니어도 양념이 좋으면 굳이 식감에 목 매일 필요는 없다. 나는 그렇다.


아키스 셰프에게 낚인 이유는, 버섯이 가장 크다. 버섯이 맛없기 힘들 텐데, 괜찮겠지 하고 시도했다가 배신당했다. 맛이 없진 않으나 딱히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을 만큼의 영혼을 끌어올려주는 맛이 아니라... 이날 마침 친구가 와 있어서 검증 안 된 음식을 대접하기가 껄끄러웠는데, 친구가 맛있게 먹어주니 더 미안했다. 에밀리 미안해.


그래도 이왕 남긴 기록이니 무사카를 소개한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이탈리아의 라자냐 면 대신 감자로 층을 만드는 그리스식 라자냐풍 음식이다. 아키스는 전반적으로 버섯을 이용해 볼로네즈 소스를 만들어 바닥층을 만들었었다. 이 와중에 감자는 난감하게 맛있다. 하하. 가지로 맨 아래층을 깔아야 했으나 냉장고에 고작 하나 있는 가지로는 어림 없었다. 그래서 난 고명으로.

IMG_4250.JPG 무사카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는다.



Cover Photo by Aris Sfakianaki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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