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대왕 카스텔라

by 유녕

저녁에 출출한 데에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한다. 무료해서(저요!), 혹은 낮 동안 충분한 영양분 섭취가 되지 않아서 몸이 보충하라는 신호일 수도 있거나(글쎄요...), 아니면 단순히 습관성이라고 하는데, 두 달간 7시 이후에는 부엌문이 닫힌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자연스럽게 2kg가 빠졌다. (해로운 습관이 어차피 즐비하기에) 오래 살면서 먹고 즐기려고 나에게 새로운 습관을 선물했다. 7시 이후에 만드는 빵들 덕에 아침이 더욱 기다려진다.


나는 제빵이 제과보다 조금 더 재밌다. 일단 제과의 문제는... 나를 제어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입에 틀어 넣을까 봐 최대한 안 하려고 한다. 제빵은 제과보다 나름 연습이 필요해서 기술 연마를 위해 자주 하려고 한다. 저녁에 하는 제빵이라 맛은 다음 날에 봐야 하지만 제조 과정이 유튜버의 영상과 비슷하면 완성도가 크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할 대왕 카스텔라이다. 처음, 대왕 카스텔라를 보고 '대만'과 '대왕'의 운율을 맞췄구나 하고 무릎을 쳤으나, 구글 번역기가 대왕을 군왕이라고 바꿔서 읽는 것을 보고 급실망... 쳇.


오늘 사진은 전반적으로 노랗다. 필터를 씌우지 않아도 부엌 조명이 노란 백열등이다. 그래서 되도록 낮에 자연광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소인 다시 사진을 찍기는 귀찮사와 어젯밤 사진으로 대신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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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왕 카스텔라 대왕 카스텔라 하는지 만들고 나서야 알았다. 1/3을 먹은 지금 시점에도 빵은 아직도 촉촉함 그 자체이다. 뉴욕 치즈케이크를 만들 때 베이킹 팬에 뜨거운 물을 붓고 케이크를 굽는다. 이 카스텔라도 미국의 엔젤케이크가 될 뻔하다가(개인적으로 목 막힘), 그 물 때문에 세상 촉촉한 저 세상 케이크가 된다. 좀 전에 생크림을 위에 얹어 디저트로 먹었는데, 한 입 한 입이 너무 소중했다. 다음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이 감동을 경험시켜줘야지.


아... 한 조각 더 먹고 싶다. 이런 걸로 고민하는 나의 불금이란.


Cover Photo by Samuel Toh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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