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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Oct 02. 2021

찢어야 맛

Week 4

드디어 시험 세 개가 끝났어요! 유후! 물론, 다음 주에도 시험 공지가 계속되겠지만 그간 고생해준 저를 위해 오늘과 내일은 소소하게 좋아하는 취미로만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만끽할 생각이에요. 말이 나온 김에 오늘 저녁엔 포르투갈식 에그 타르트를 만들어야겠어요. 글쎄 말이지요, 어제 잠자리에서 폰을 하다가, 인스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 셰프를 찾았어요. 학급에 필리핀 친구들만 7명인데, 이 친구들을 위해 필리핀 음식을 해볼까 합니다. 요리는 하는 재미도 크지만 먹이는 기쁨이 더 한 것 같아요. 마침 사악한 월요일도 있고 하니, 필리핀식 간식을 만들어 싸가지고 가볼까요? 종류가 꽤 되던데, 무스그를 맹글어야 할까요.


지난 일요일은 월요일에 일찍 방전되지 않게 애초에 9시 전에 취침했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지요. 역시 비밀은 잠에 있었나 봅니다. 8시간 수업도 거뜬히, 심지어 화요일까지도 피로감이 없어서 사실 놀랬습니다. 이래서 으르신들께서 잠이 보약이다 불 끄고 자라 하신 건가요? 이대로라면 앞으로 피곤하다고 불평할 일은 없겠어요.(친구들아 일요일엔 전화하지 마라.)

Prone Position
베이비, 당신의 잠자리가 궁금해요. Sim's인가요, 아님 side lying? 그것도 아니라면 prone? supine?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병원 실습현장을 재현한 연구실에서 2시간 반 수업을 받습니다. 이번 주는 2학년의 리더십 강좌의 일환으로 2학년생 2명이 침상에서 의사의 지침에 따라 해야 하는 환우의 자세를 시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사님이 가르쳐주시는 걸 선호합니다. 2번 정도 2학년생의 시현을 참관한 결과 과정의 순서가 바뀌는 때가 있어서 처음 배우는 저로서는 다시 책을 보면서 확인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고요. 물론, 2학년이 되면 저 또한 그들과 같이 1학년 앞에서 가르쳐야 하기에 보는 것 자체도 공부이긴 합니다만... 흠... 참고로, 전 연구실에서 하는 실습시간을 무척 즐깁니다. 책상 밖에서 하는 실전 연습이라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 재밌는 건 숨길 수 없어요. 문관이 활이나 검을 쥐고 훈련하는 느낌이라 할까요? 다음 주는 실습 시험이 줄줄이 소세지인건 안 비밀할게요. 


화요일은 기억에 없는 것 보니까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을 겁니다. 수요일은 특별히 초빙 강사가 와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환자와 의료인들의 몸을 보호하면서 환우를 안전하게 옮기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강사의 실력에 비해 열정이 부재해 졸렸던 것은 우리끼리만 알기로 해요.(이렇게 비밀 부자가 되는 것도 좋지요 뭐.) 


목요일은 역사 속 희생된 원주민을 기리는 캐나다 공휴일이라 수업은 없었지만, 이젠 감이 오시죠, 제가 무엇을 했을지? 금요일 오전에 시험이 있던터라,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했습니다. 전 벼락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대비하는 스타일이라 공부의 양에 압도되지는 않았지만, 2주 내내 시험에만 매달리니 스트레스가 꽤나 됐나 봐요. 아시겠지만... 스트레스는 면역계에 좋지 않습니다. 결국, 전, 감기 초기 증상이 오는 바람에 약을 먹으며 공부해야 했지요. 강사님이 열정이 넘치셔서... 오늘 오전에 본 시험 성적을 4시간 지난 지금 공지하셨어요. 못 말리는 강사님. 어디 한 번 볼까요? 드럼 주세요~ 


다행히 원하는 점수도 나왔고, 마침 Bath and Body Works에도, H&M도 세일 중이니... 전 이만 돈 낭비하러 나갑니다.(말리지 마요, 오늘은 지를 거예요.)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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