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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Nov 28. 2021

밤사이 눈비

Week 13

저장해놓은 글이 날아갔을 때의 청량함을 아시나요? 어쩌다 보니 글을 두 번 써야 하는 행운을 맞았네요. 오늘은... 아침 2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하루는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사실 방금 티라미수를 만들고, 설거지까지 마친 상태랍니다. 허리가 아픈 건 밖에 눈비가 와서 그런 거겠지요? 이렇게 된 이상 역순으로 일과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는 날이 제일 바쁘네요 항상. 일단 낮에는 밤사이 잘 절여진 배추로 김치 두 포기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냉장고에는 유튭에서 발견한 한 스님의 백김치 조리법을 가지고 만든 애지중지하는 백김치가 있긴 합니다만, 무소유와 한참 동떨어진 지나친 애착으로 개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캬, 을메나 맛있게요. 


낮엔 친구를 불러 같이 에티오피아 음식인 레드 레드를 먹으면서 잠깐의 여유도 즐겼답니다. 식사 전의 짬에는, 11월 초에 이미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끝낸 이웃들과는 달리, 이제사 겨우 창고에 있는 나무만 겨우 꺼내어 거실에 설치해뒀습니다. 10년 전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헐값에 주고 산 트리인데 정말 잘 샀다 싶습니다. 설치도 쉽고, 예전에 산 것이라 LED와는 다르게 클래식 합니다. 거실에 트리의 불만 켜져 있어도 공간이 참 아늑해지네요. 각자의 개성이 깃든 독자들의 트리도 궁금해지네요. 


여보게, 눈을 뜨시게

트리 설치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시험 대비차 공부를 했습니다. 토요일인데 등교 일처럼 7시에 눈이 떠지더군요. 다시 자려고 해 봤지만 그랬지만...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결국 오늘은 일찍 잠을 자야겠구나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침을 먹었답니다. 기록을 읽어보면 오늘 한 것이 별로 없는데, 지금 상태의 저는 눈만 감으면 곯아떨어질 상태의 몸인데 참 아이러니하네요. 하하.  


어서와요, 개나리반 친구들

이번 주는 수요일에 학교가 쉬는 날이라 지독한 월요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몸을 쉴 수 있었습니다. 작년 대학에서도 느꼈지만 여긴 원하는 시간대로 선택할 수 있는 수강신청의 자유가 없습니다. 이번 학기의 시간표는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파릇파릇한 1학년이라 먹이는구나 하면서 참아보겠습니다만 다음 학기는... 기대해봐도 될까요? 벌써 다음 학기에 신입생이 입학합니다. 물론, 시간표가 달라서 누가 누군지 알지도 못 하고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같은 솥밥을 먹는 전우를 반기는 마음이 큽니다. 


이번 학기는 이제 4주 남짓 남았습니다. 4주 후에는 크리스마스를 낀 2주간의 방학이 있고요, 개강과 동시에 기말고사가 대기 중일 겁니다. 그리고 나면 드디어 요양병원에서의 첫 실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무척 기대가 되는 시간입니다. 제 글을 처음부터 읽어보신 독자시라면 아실 겁니다. 제가 간호사 되기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 이유가... 실습 때 경험한, super power 때문이라는 걸 말이지요. 제 보잘것없는 이 두 손이, 어느 사람들에게는 가장 간절한 손길이 되는 체험을 했거든요. But... 허지만... 지금 당장의 저의 간절함은 2주의 방학 뿐입니다. 아,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요. 이제 슬슬 저는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이렇게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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