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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Dec 12. 2021

벌써 일요일

Week 15

제 블록 달력은 12월 2일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안 된 상태이네요? 글을 쓰고 나서는 날짜를 고쳐볼게요. 전 미래가 없이 사는 여자라, 오늘만 보고 살거든요. 친구들이 곧 있을 2주 방학이 기대되지 않냐고 설레발치는데, 네, 전 기대가 전혀 없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미래가 없이 사는 여자라, 오늘, 이 순간만 살거든요. 제 모든 신경은 시험과 과제에 몰려있습니다. 그래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공부 없는 토요일이 필요합니다. 나름 공부와 일상의 균형을 맞추며 살려는 몸부림이지요. 하하. 


분명 이 글은 저의 토요일에 올리겠지만 지금은 금요일입니다. 토요일을 공백으로 삼고 싶어서 금요일엔 조금 빡세게 공부하는 편이라... 1시가 좀 넘게 시험 대비용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참 즐거운 것이, 이제 남은 세 시험 이후에는 말 그대로 잠깐의 방학입니다. 물론, 월요일에는 조별 발표가 있고요, 방학 하루 전날에도 조별 발표가 있긴 하지만, 방학 내내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릏지만... 햄볶합니다. 공부 까이꺼, 하면 되지요 뭐. 


그나저나, 블랙 프라이데이가 무섭기는 합니다. 여름부터 살까말까살까말까살까말까 했던 무선 이어 버즈를 만원 정도 절약해서 구매했습니다. 사실, 무척 신기한데요, 저만 그런가요?ㅋㅋㅋㅋ 삼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이 품질이면 전 블랙 프라이데이를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는 여기서 끝이 아닌 게 문제입니다. Bath & Body Works에서 70% 가격을 낮춰(진즉 그렇게 팔면 앙대겠니?) 할인 행사를 하기에 오늘 가서 바디 버터 두 개를 사 왔습니다. 더 바디샵처럼 배쓰 앤 바디월쓰도 동물 실험을 안 한다고 나오더라고요. 덕분에 갖은 향을 맡아보느라 두통을 덤으로 얻었습니다. 분명, 수업시간에 향료는 몸에 좋지 않다고 배웠는데요, 알면서도 묵인하고 돈지랄을 하고 왔습니다. 유후. 여기서 과연 끝이었을까요? 아니지요, 마지막 제 소비 놀이는 구두로 이어집니다. 워낙 온라인으로만 유명한 신발 샵이라 군더더기 없는 가격 이만 냥에 흰 구두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마음으로만 그칠게요. 


토요일은 어떻게 놀까나요? 내일은 이미 친구가 2시 반쯤에 오기로 되어 있어서 같이 일본식 만두를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만두피를 사둔 것이 없어서 귀찮지만 백만 년 만에 만두피 반죽을 내일 하려고요. 제가 좋아하는 와카메 고항이라는 일본식 미역밥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내일 기분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 같습니다. 물론, 또 사모사를 굽겠지요? 레밍턴 케이크도 다 먹어서 또 구울 참입니다. 아차, 이쯤이면 제 절친이라고 소개해도 될 메리는 필리핀에서 왔습니다. 이 친구가 내일 필리핀 볶음면인 판싯을 해준다고 하네요. 중식으로 치면 차우멘이고요 한국으로 말하면 잡채, 일본으로 하면 야끼소바 같은 느낌인데요, 어쨌든 아시아라 그런지 비슷비슷하게 돌고 돌아 이름만 달리하게 된 요리가 아닐까 싶어요. 잡채의 맛이 미묘하게 집집마다 다르듯 메리의 판싯도 제가 만든 것과는 다른 맛이 날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일단 여기까지 쓰고 내일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제 2시가 되어가는데 너무 졸립니다. 치사량의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 토요일엔 아예 돌아올 기력이 없었습니다. 예정대로 친구가 들러 필리핀식 볶음면을 해줬고, 교자 만두도 만들어 나눠먹고, 학교 얘기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렸네요. 7시 무렵에 오랜만에 와인을 한 잔 해야겠구나 하면서 한 잔을 겨우 마시고 (마시다가 잠들 뻔 한건 우리만의 비밀) 바로 곯아떨어졌습니다. 달거리 중이라 그 기간만 몸이 좀 쇠약해집니다. 쉬라는 뜻이겠지요? 오늘은 일요일, 바로 옆에는 오늘 해야 할 공부가 쌓여있습니다. 자, 다시 한 주 준비를 시작해 볼까요? 모두 활기찬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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