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7
지난 주말은 시험공부에만 몰빵 하느라 글을 올리지 못했어요. 금요일 시험 준비가 터무니없이 오래 걸렸거든요. 모든 과목에 흥미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요, 살다 보면 이렇게 재미는 없이 무작정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하는 과목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Nursing Standard Practise가 그 주인공이 되겠습니다. 양은 방대하나 외우기에는 용이한 인체 해부학이나 병태생리학과 달리 이 과목은... 약간의 윤리와 약간의 역사와 약간의 법과 이모저모가 오밀조밀 들어차 있습니다. 정말이지 징그럽게 안 외워지더군요. 결과를 아는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노력해준 저에게 고맙기만 합니다.
오늘은 22일, 화요일이지요?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일이었습니다. 3시간 정도 각 조별 발표가 있었고요, 발표 연습을 조금씩 해왔던 터라 결과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옆의 보드를 만들면서 '내가 이 짓을 왜 해야 하지?'를 이만 번 외쳤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 그럴까요? 간호사가 되는데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 과제는 도대체가 납득이 안 됩니다. 힘없는 학생은 강사가 하라면 해야 하긴 하는데... 하는데 말이지요... 다행입니다. 끝났으면 족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이런 만들기 강좌는 없었으면 합니다. 제 남은 예술혼을 이곳에 쓰고 싶지 않아요 제발 ㅠㅠ
여러분, 드디어 오늘부터 1월 10일까지 전 수업이 없습니다. 25일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데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나름 쉬웠다면 쉬웠는데, 하루하루를 딴짓을 하기라도 한다면 미치는 타격이 크기에 도 닦는 마음으로 버틴 4개월이었고요. 이제 무엇이 남았냐고요? 네, 기말고사가 남았습니다. 방학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시험이 잡혀있습니다. 일주일간의 기말고사가 끝나면 17일부터는 요양병원으로 2주간 실습을 나가게 됩니다. 그 실습을 마치면 바로 다음 학기가 시작됩니다. 우헤헤.
매일 날짜를 세며 졸업을 바라는 저는 시간이 조금 더 빨리 갔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살이처럼 매일 하루를 버티고 있는 일상이라 대학의 낭만을 포기하고 사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네? 대학의 낭만이 뭐냐고 여쭈시면... 대학 잔디에서 사 온 막걸리를 두부 김치와 먹으면서 별 이유 없이 웃으며 학우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닐까요? 여기서는 도무지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출근 같은 등교를 하고 집으로 퇴근하면 시험공부만 하는 생활의 연속입니다. 이 와중에 주말에 알바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 그들에게 엄지 척을 해줍니다. 과제 답도 슬쩍 건네주고요ㅋㅋㅋ
오늘은 와인을 한 잔 할까 했지만 맨 정신으로 즐기고 싶은 마음에 매트릭스 영화를 예매해뒀습니다. 6시 45분 영화인데 제가 사는 도는 백신 접종을 확인받아야 극장에 들어갈 수 있기에 30분 일찍 극장에 가야 합니다. 아무래도 영화 시작 전에 배우자를 괴롭힐 겸 금방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라도 들고 가서 무료함을 달래야 겠습니다. 캐나다인데... 겨울인데... 도대체 어떻게 놀아야 원 없이 다음 학기를 버틸 수 있을까요. 까이꺼, 공부도 안 하겠다, 글을 계속 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