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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Jan 21. 2022

Kyrgyzstan

Lagman

코로나 덕분에 실습이 취소된 한 주를 맞았습니다. 사실... 속으로도 겉으로도 무척 좋습니다. 지금 놀면 분명 차후에 있을 휴일을 반납해야 하는 것도 불 보듯 뻔하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은 신나부렀어요. 그동안 귀찮아서 사진만 보면서 침 흘리던 로티보이 모카번을 해봤어요. 로티보이 작명에 관한 재밌는 유래를 봤어요. 말레이시아인 삼촌이 조카를 naughty boy라고(한국말로 치면 '장난기 많은 녀석' 정도의 애정 섞인 별칭입니다.) 한 것이 와전돼 roti boy가 되었다네요. 감히 제 생각으로는 말이지요. 말레이시아어의 자국 억양의 영향을 받아 /ㄴ/이 /ㄹ/로 들리게 되어 이렇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아님 말랑께롱.(네, 옛날 사람이에요.) 참고로 원조는 말레이시아가 아닌 멕시코의 모카 번이라고 합니다. 이 즈음 사진을 쑥 훑으세요. 처음 한 것 치고는 맛있었는데요, 원래 오븐으로 구울 때 중간 즈음 베이킹 팬을 반 바퀴 돌려야 하거늘 그렇거늘...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색이 고르지 못하네요. ㅉㅉ 한국에서 강사로 일할 때 퇴근 후 출출해 하나 사 먹었던 게 기억이 나는데요, 이 친구는 뜨거워야 맛있네요. 아, 부엌에 추억이 진동합니다.   


로티보이 모카번

오늘 소개할 음식은 사실 방금 저녁으로 먹은 라그만입니다. 키르기스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먹는 면요리라고 하는데요. 이름이 라그만이라 그런지 라면(라멘 말고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그만을 조리할 때 넣은 월계수 잎이 아니었다면 정말 심심한 경험이 될 뻔했어요. 파프리카 가루와 감자 덕분에 국물이 약간 걸쭉한데 이 느낌도 좋네요. 국물의 묽기는 짬뽕이랑 비슷한 것 같네요. 배우자와 먹으면서 비슷한 맛을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못 찾겠어요. 하지만 맛있어요. 정말 성의 없는 맛 평이지만 라그만의 맛 표현은 제 능력 밖입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다시 해먹을 의향은 충분하고요, 지금 제 위는 찢어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면 도움이 될까요? 물론, 큐민은 향이 좀 있지만 더러 큐민을 생략하고 만드시는 분들도 있기에 향이 싫으시면 생략하셔도 무방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본국에서 먹어보지 않았기에 이게 이 맛이 맞나 하는 의구심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시간은 유한하고, 체력은 더더욱 유한하므로 더 이상 욕심은 접기로 해요. 자아, 이 즈음에 또 사진을 쑥 보세요.


라그만

호기심쟁이를 위해 레시피 나갑니다. 


재료 (3-4인분 기준)

양파 2개

당근 1개

감자 2개

토마토 1개

토마토 페이스트 1 테이블스푼

물 500 ml

월계수 3-4 잎

큐민 1/2 티스푼

소금, 후추

파프리카 1/2 티스푼

면 (좋아하는 면을 준비하세요. 전 파스타면을 썼습니다.)


조리방법(클릭하시면 유튭 영상 보실 수 있어요. 참고하세요.)

1. 양파, 당근, 감자, 토마토를 원하시는 모양으로 자릅니다. 면요리이기에 저는 대부분 길쭉하게 채칼로 썰어뒀습니다. 집에 역시나 토마토가 없기에 생략했습니다. 

2. 냄비에 식용유를 둘러 양파와 당근을 볶으시다가 감자를 넣습니다. 

여기서 잠깐! 같은 음식임에도 어떤 분들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양파를 볶다가 넣는 분이 계시거나 아님 아예 물을 붓고 추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었어요.

4. 이때 큐민 가루를 원하시는 만큼 넣으세요. 없어도 큰 일 안 납니다. 그리고 물을 붓지요. 물은 가감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전 대략 눈대중으로ㅋ

5. 월계수 잎도 후추도 파프리카 가루도 이제 넣으세요. 소금과 후추는 감자가 다 익을 때쯤 간을 위해 넣으시면 되고요. 감자가 70프로 정도 익었을 때 즈음 토마토를 넣으세요. 전체적으로 질감이 좀 있는 짬뽕이나 매운탕 느낌일 겝니다. 

6. 면은 물을 따로 끓여서 익혀, 그릇에 담아, 5를 위에 부어줍니다. 

여기서 잠깐! 혹시... 간을 보시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신다면... 마법의 가루 다시다나 스톡 큐브를 하나... 둘... 정도 넣어도 괜찮아요. 맛있으면 됐지요 뭐. 


혹시 용기를 내어 조리해 보셨다면 어땟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무척 궁금하네요.  



Cover Photo by Thomas Evan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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