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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Jun 25. 2022

집 나간 의지를 찾고 있습니다

Burned Out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저는 딱 죽겠습니다ㅋㅋㅋㅋ 지난주 실습이 오후 3시 반부터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데 익숙해질 즈음, 이번 주 다시 오전 6시 55분,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낮밤을 유지했더라면, 이 고생을 안 하겠지만, 전 무식하니까 그냥 한 주 각오하고 이렇게 학대합니다. 고로, 현재 제 피로도는 덕분에 최고입니다. 금요일만 바라보면서 한 주를 버텼는데요, 수업이 끝나고도 손가락 하나 움직일 의지가 없어서 그냥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장을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요새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우들도 모두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는데요, 코로나 덕에 모든 일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실습과 기말고사 또다시 실습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기에 그럴 만도 합니다. 이렇게 흰머리 수 십 개를 얻었고요... 어디, 제 사그라든 학구열 보신 분 안 계신가요? 이미 3학기는 시작되었는데, 갈 길이 멀어 보이네요. 


여기까지는 어제, 금요일 밤의 기록입니다. 10시나 되어서 일어나 팬케이크를 먹은 지금 상태를 물으신다면 가히 최고입니다. 위에 꽉 찬 당 때문이라기보다는... 사실 어제 새벽 2시까지 아무 생각 안 하고, 좀비처럼 캔디 크러쉬를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캔디 크러쉬는 예외였어요. 그런데 이게 왠열? 그렇게 넋 놓고 노니까 오히려 좀 공부할 욕구가 스멀스멀 반은 돌아왔습니다. 실습이 끝나고 이틀간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안 풀어줬나 봐요. 좀 살 것 같네요. 휴. 


이제 70대가 다 되어가는 절친이 언젠가 얘기해줬어요. 현명해진다는 것은 고통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거라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지금의 번아웃도 이렇게 경험하면서 저에 대해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학생이 직업이라 공부를 해야 하는 압박감에 항상 짓눌리지만, 필요하다면... 그냥 대책 없이 시간을 보내는 베짱이가 되어도 괜찮네요. 일보 전진을 위한 백 만보 후퇴?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캔디 크러쉬 관계자분, 쌩유 베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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