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버스

by 유녕

2교대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는

흥에 겨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인도인이 눈에 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얼굴,

노동 중 옷에 배어든 튀김 냄새와

익숙한 땀 냄새 속에서

고단하지만 생기 있는,

치열하되 즐길 줄 아는 여유가 풍겨 나온다


The next stop is Charles St before Bliss St

잠시 뒤, 한 무리의 필리핀 노동자들이 올라탄다

이따금 히잡(hijab)이나 부르카(burqa)를 두른 다른 국적의 노동자와

학생들도 한두 명씩 버스에 오른다

뒷좌석 에는 유학 중이라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수줍은 대화가 잔잔히 오고간다


이 버스 안에는

서로 따로, 그리고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꽃 핀 얼굴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일까,

그들의 냄새는 내 삶을 다시 자극하는

동력이 되어 게으른 마음을 다그치고

오늘을 감사하게 만든다


창 밖,

진눈깨비가 시야를 가린다

서슬 퍼런 겨울이 이를 드러내며

사방에서 칼바람이 몰려와도

살고자 하는 이 뜨거운 숨, 이 간절함으로

곧 다가오는 봄을 맞으리라

정답게 우리 봄을 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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