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친(親親)

by 유녕

걷고 걸어 얻어걸린 객잔.

벌써 두 그릇째 밥을 비운다.


금방이라도 흘러 사라질 새라

허겁지겁 마파 순두부를 퍼 담는다.


여행하면서 깊어진 고독을

애초에 허기로 착각하고

미련하게 배를 채우고 있다.


간간히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헛기침이, 옆자리에서 들린다.


무표정의 범인(凡人)들과

빨간 풍등을 배경하고

잔을 채워—

오늘의 고달픈 다리를 위로한다.

마음을 녹여본다.


기름진 음식과 독주가 풀어주는 겨울 밤.


노곤한 발걸음으로

숙소를 향하는 길이


달고,

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