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도
마흔에도
변함 없는 건
비올 때마다
쑤시는 무릎
허리 통증
도시락 싸기
오늘의 도시락은
체다 치즈를 넣은
칠리 브리토
전 남편 찬스로
한 솥의 칠리가
냉동고 full
고대하던 쉬는 시간
경건한 마음으로
1분 30초를 돌린다
노란 내장이 터진
칠리 브리토
그 앞에 흥분한
내 모습이
눈에 빤하다
오늘 같은
밤 근무의 장점은
모두가 잔다는 것
오늘 같은
밤 근무의 단점은
역시
모두가 잔다는 것
우주처럼 조용한 일터에서
우주만큼 광대한 식욕으로
한 입, 두 입
감동하며
한 끼를 한다
매일 도시락을 고민하는
내 과도한 치밀함에
남편을 웃기는 건
인생의 잔잔한 한 컷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