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감기

by 유녕

커피를 만들던 손이

분주히 대걸레질을 하며

퇴근을 재촉한다


식지 않는

내 잉글리쉬 브랙퍼스트가

기어코 눈치 주나


어쩌지

48시간 노동으로

고장난 육신이라

삼십 분

이렇게 더

유영하기로 했다


영하의 날씨에

잔뜩 쌓인 눈까지

공감각적 무대는

갖춰졌고


지나가는 보행엔

날선 생존뿐

사유가 부재해


눈 쌓인 벤츠 주변

동절로 무장한

갈매기와 비둘기가 연합

노골적인 동냥을

시작한 지 오래


애초에

주머니가 빈 나는

초대되지 못 했다


발가락을 여럿 잃은

비둘기가

유리벽 앞에 드디어

멈춰섰을 때


정곡으로

영혼이 쪼여진

나만

화끈하다


열감기 탓인가


차만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

사는 게

유독 죄스러운

윤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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