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by 유녕

호텔 로비와 기차역 통로

안과 밖의 문지방에


들키면

호통하실 할아버지를

꾹 참고

고집 피우고 있다


사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너가 없는 집이

너무 커


정처없이

미아가 되어

걷고 걷는다


나를 보면

baby라고 부르던

너였으니


떼가 아닌

미아가

맞는 거다


축축한 부츠는

역마살로

닳고도

묵묵히 동행 중이다


어제도 침묵하던

시가


오늘따라

두 편 나와

수지 맞았다는데


아직

난 배가 고프다


고파서 울지 않아도

세상이

가여이 안는다


피로와 침대 사이


선택인 줄 알던 쓰기는

참아온 갈망을

덮기 위한

안전핀인 줄 알고 살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창작,

너가 나를

키워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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