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by 유녕

잠깐

눈만 감아도 아차하면

그대로 잠들 상태다


이교대를 끝내고

집 앞 카페로 나왔다

없는 체력도 끌어모아

끝까지 소진시켜

깍쟁이처럼

오늘밤에 자겠다는

너의 백지白紙 의지가, 그 능청이

아직 내가

인간미까진 잃진 않았구나 싶다


잔뜩 남긴 남의 향수가

옆자리에서 진저리 치나

무뎌진 감각은 영

소식이 없어

오늘은

내가 한 수 위다


선택적 단절을 택한

고개들이 사방이다

마치 내 이야기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다는 듯


눈치없는 개눈망울의 내 눈만

설레발치며 연신 웃고있다


그만해라

뭐라 그리 예쁘니?


내품에 있던 사직서도

자리를 떠났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치매 환자의 오후 5시도

그리울 거 같은

모순의 소명이다


제발 그만해라

뭐가 그리 좋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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