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오래 사신 어머니 집이다
실감 나지 않아
연거푸
곡을 해도
괜히
불어난 강만
따라가 본다
옥수수 알만한 버튼을 눌러가며
전화도 해지하고
줄줄이 발자국 같은
당신의 고지서를 찢고 나니
수화기 너머
당신의 부재가
알알이
새어나온다
애초에 일찍 정리하고
가려 했던 계획은
차곡차곡 개어놓은 옷가지와
윤이 나는 제수용품
설 때 사드린 다소곳한 새신
하루 더 엄마랑
자야지
‘아니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는데,
혹시나 하고…’
한 분은 귤 꾸러미를
한 분은 군불에 구운 밤을
한 분은 저번에 꾼 밥 한 공기를
쥐어주셨다
우리 엄마는
챙겨주는 사람이
돌아가셔도 많네
내가 올 줄 몰랐을
무장아찌, 김치, 조개젓을 꺼내
흰 밥을 올린 상차림
이제 다 차려놨는데
앉으시면 되는데
부정 타니 그치고
밥 먹어,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