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저옵서예
제 굴도 못 찾는
산짐승인가 했다
집안 창들이 요란한 게
분명 사람 짓은 아닐 터
밤새 덜컹 덜컥
창살을 흔들어 대는 통에
괘씸한 마음이 들어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방마다
일일이 불을 켜며
정적을
조심스럽게 살핀다
잡았다, 요 녀석!
강풍주의보라더니
오래된 창이 만만했는지
노골적인 인기척에
결국 등을 켠다
너의 요란한 인사를 받기엔
시간이 너무 이른데
찾아온 마음을
무시하기도 애렵고
주민들의 눈을 피해
소문같이 떠도는
너의 고백을
받을지 말지
설익은 밤잠을 제처두고
아직 맛이 독한
커피물을 올린다
빈틈없이 봉인한 줄 알았던
빈 집에
초대되지 않은 소음으로
들이닥쳐
난 올해
남보다 일찍
너를 들이기로 했다
반갑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