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에게

Did you know, Orion?

by 유녕

사라진 온여덟 개

이젠 머리끈조차

편하게 두지 못하는


Elmwood Drive


판막처럼 얇은 벽 사이로


나는 서재에

털고양이 두 마리와

그이는 거실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유기묘 한 마리

또 한 마리


마지막으로

그 분까지

한식구로

살을 부비고 있다



오늘은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진료를 위해

시내를 가는 길


그림자 같은 배경이 된 그는

조용히

옆에서

발걸음을 맞춰준다


무릎이 콕콕 쑤셔

숨을 고를 때마다


질질 끌고 가는

내 달팽이 집이

원망스러워


지나가는 말을

잡아채

호통치는 그


쓸데없는 말 마


마른 하늘로 돌려

눈물을 훔치는

당신



그러지 말고

이리 와서


저 별을

좀 보세요



곧 터진다는

베텔게우스라는데


오리온은

이미 알고 있었을까


나는

그때 알고 있을까


어떤 하늘을

버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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