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각쟁이

장단의 합

by 유녕

창문 밖 날씨는

우리가 방심할 만큼

화창하다


창문을 열어

배산임수를 얹으려다

되려

서슬퍼런 바람에


안고 있던 고양이가

손등을 할퀴고

냅다

집안으로 들어간다


밥 짓는 동안

거뭇해진 하늘

애쓰는 소나무의 소용에도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널뛰는 날씨에

집에만 있을 순 없어


세 겹으로 무장하고

근처 찻집으로 발길을 뗀다


분명

해는 따뜻한데

붉은 코가 시렵다


굼뜬 내 걸음이

못마땅한지

뒤에서 성화인

돌풍의 훈수에


때아닌

속보를 하게 됐다


씨름 끝에 앉은 실내는

꿈보다 더 데워져 있었고


아이스 커피를

마땅한

오브제로 만들어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더 이상

나를 봐주지 않을

너인데


힘빠진 수염

태세를 바꿔


재잘대는 개울 소리도

제법 들리고


얼레리꼴레리


오리 무리의 춘화를

놀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제야 의중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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