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단순히 월급을 받는 곳일까? 적어도 나에겐 아니다. 나는 스스로 회사의 의미를 정의하고 직장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1. 사회 경험의 장
나에게 회사란 사회 경험의 장이다. 조직에서 일하는 경험은 월급 받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통 능력, 센스, 협업 태도 등 사회적 기술을 조직 생활을 통해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혼자 일하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실제로 집에서 혼자 일하는 직업인이라면 사회인으로서 지금보다 활기 있게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회사는 나를 타인과 마주하게 만들고, 예기치 못한 변수에 대처할 힘을 길러준다. 그래서 인생에서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 경험이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분명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회사는 내게 사회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이다.
2. 자아실현의 장
둘째로 자아실현의 장이다. 자아실현이라는 단어가 직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는다. 업무에서 나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약점도 함께 극복하는 기회로 삼아보자. 사소한 업무도 개인 성장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극내향형의 사람이지만, 회사에서 내게 부여한 '소통 활성화 및 조직문화 개선' 업무를 잘 해내고 싶었다. 이 업무는 기본적으로 직원들 앞에 나설 일이 꽤 많다. 발표는 대학 때부터 많이 해본 만큼 자신 있어서 기회가 생기면 모두 했고, 성공 경험을 쌓았다. 동시에 '행사 사회자'처럼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던 일도 자원해 도전했다. 약한 부분은 그렇게 잘하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다져놓은 성과가 있다면 무난하게 기억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동시에 도전의 경험치를 쌓을 수 있기에 다음에는 좀 더 익숙하게 해낼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후배들을 교육하기도, 사내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다. 모두 처음이고 다 자원해서 한 일이다.
또한, 경험이 별로 없던 기획력과 추진력, 리더십 스킬도 연습했다. 예를 들면 같이 일하는 선후배님들과 새로운 조직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더 주도적으로 행동했다. 이 경험이 훗날 비슷한 역량을 요구하는 상황을 연습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시행착오가 허용되는 주니어 시기라는 사실 또한 나에게는 기회였다. 분명 어떤 업무든 사소하더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양하게 실험해 보며 성장할 수 있는 자아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
회사란 나를 소진시키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힘을 기르고, 나다움을 발휘하며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직장생활을 좀 더 의미 있게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