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바라는 점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급여 인상? 복지 향상? 나의 경우 딱 하나 있다. 급여가 높지 않아도 괜찮고, 복지가 동결되어도 좋으니, 본래 나의 모습, 고유성을 지킬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어릴 때부터 특이하다, 다르다, 흔하지 않다,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말들을 계속 들어왔다. "나 같은 사람 처음 본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확히 무엇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개성이 있다는 뜻이라 생각해서 좋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밝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는 원래 행복한 사람이었다. 취준할 때도 누구보다 행복감을 많이 느꼈고, 입사해서는 회사에서 가장 밝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말도 안 되는 업무량과 끊임없는 팀장님의 호출, 나를 둘러싼 프라이버시 침해에 가까운 소문들, 갈등으로 불안한 팀 분위기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었던 생활을 겪으며 웃음기 하나 없이 회사를 다니기도 했다. 지금도 본래의 행복한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다. "내가 텐션이 높을 때가 있었지." 추억으로 만족하고 조용히 지내는 4년 차 직원이 되었다.
사람은 모두 고유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나는 나의 고유성을 사랑한다. 그래서 내가 변하는 모습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 앞으로도 민원에 마음을 다치든, 업무에 치여서든, 그로 인해 내가 변한다면 너무 억울한 것 같다. 가뜩이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데 말이다.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건 당연히 환영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는 나를 지키는 직장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