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New, 완전 새 것.

[무념무상] 그림일기

by yoong

brand new.

그냥 new도 아닌, 'brand new'.


새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면서 "나 새 거요"하는 느낌을 온 몸으로 뿜어내는. 그런 새 것.


그런 'brand new'가 주는 신선함, 참신함을 사랑한다. 이미 익숙해져 모노크롬이 된 풍경도 그런 종류의 새로움이 등장하면, 그 주변만큼은 총천연색으로 환하게 빛나니까. 매순간 화사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눈부실 정도의 그런 순간은 꼭 필요한 법이다. 언제든 돌아볼 수 있는 등대가 될 수 있는, 그런 점들.

계속 부어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그래서 멈추지 않고 붓는다.

슬픈 건, 그 따끈따끈하고 빛나는 brand new를 위해, 나는 지금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거, 과거, 과거를 뒤적이고 있다는 사실.


머리론 안다. 정말 새로운 걸 만들려면 과거부터 지금을 철저하게 알아야만 한다는 것. 그렇다고 마음이 늘 기꺼이 머리를 따라가주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밝을(지도 모르는...하지만 꼭 밝아야 할) 내일을 위하여, 지겨운 오늘을 잘 버텨낸 나한테 물개박수를. 우쭈쭈 잘했다.



사실 새로운 게 늘 좋지는 않다. 익숙함은 그 나름의 역할이 있다. 뭐랄까, 새로움이 빛날 바탕을 깔아주는 것.


익숙함이란 사실 '성공한 새로움'이기도 하다. 처음엔 분명 새로웠을테니까. 자꾸만 손이 갈 만큼 매력이 강하니까, 자꾸자꾸 선택받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손때가 반들반들 묻게 된 거다.


김태희, 신민아.. 사진을 들고 미용실에 갔다. 하지만 머리에 집게핀을 꽂고 거울을 마주한 순간, "하던대로요..."를 외쳤다. 헤어의 완성은 얼굴이니까.

그러니 내가 새로운 머리스타일을 시도하려다 번번이 실패하는 건, 익숙함의 원숙한(!) 매력에 번번이 지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언젠가 시도할 'brand new' 한 방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거라고. 집에서 거울을 보며 날 위로함.


나를 위한 변명으로 채워 본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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