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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샹어 Jun 20. 2023

옆집 엄마 3억 번 얘기 (14)

지방 아파트 단타 막차에 배팅


22년 초에는 가족 중에서 혼자 코로나에 걸린 남편이 안방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 

안방은 화장실도 있으니 밥도 방으로 넣어주고 베란다에서 바람 쐬고 황제(?) 격리가 가능했다. 

남편은 슬기로운 격리 생활을 하면서 전국구 아파트를 조사하고 있었다. 

영상통화하면서 밥도 먹고 각자 알아본 거 회의도 했다. 

부동산에 전화해서 매물 현황 체크도 하고, 확신이 드는 것은 즉시 가계약을 하기도 했다. 

한때, 폭락론자였던 남편이었기에 더욱 반갑고 신기했다. 

격리를 마치자마자 남편은 1박 2일 임장 여행을 떠나서 손품에서 발품으로 이어갔다. 





충주 : 아는 곳이 투자가 더 어렵다?



    인구 : 20만 (충북에서는 청주 85만 다음으로 크지만 격차는 있음)  

    위치 : 경기도 여주, 원주 / 제천 / 음성과 맞닿은 지역  

    분양 : 2015년부터 신도시 조성이 되면서 미분양 증가세였고, 2019년부터 안정세로 돌아섬  

    공급 : 22년 이후부터 공급량 적정 수준   

    매매시세 : 2018년 바닥 찍고, 2020년 상승세   

    전세시세: 2018년 바닥에서 2019년 하반기부터 상승세  


충주는 친척들이 오랫동안 살아서 수십 년 동안 부동산의 호재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는 동네는 오히려  투자가 망설여지기도 한다. 지방투자는 그 동네 사람이 젤 모른다는 속설도 있을 정도였다. 

사실 나도 충주는 반신반의했다. 

충주보다는 남편의 의지에 대한 투자를 한 것이 더 맞는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물건은 충주터미널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으며, 공영주차장과 스타벅스가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임차 기간 3개월 남아 있었고, 임차인이 인근 신축에 입주할 예정이어서 갱신의 여지가 없었다. 

핑크색 문틀이 좀 거슬렸지만 집은 전반적으로 깨끗한 편이었다. 


충주도 이 당시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었는데, 단지에서 좀 떨어진 부동산에 들렀던 남편은 일명 장부 매물을 찾았다. 부동산 사장님의 지인이 이곳에만 내놓은 거였다. 

여기까진 좋았는데 법인과의 계약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부동산 사장님이라 거래까지 매 순간이 브레이크였다. 심지어 계약일은 출발하면서 느낌이 쎄해서 연락해 보니 계약이 오늘이었냐고? 황당한 질문도 했다.. 

셀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데도 거래 신고를 헤매는 바람에 1시간이나 구청에서 대기하고 있기도 했다. 

나의 첫 셀프등기 때 식은땀 흐르던 순간들과 나를 도와주었던 등기소 직원분이 떠올랐다. 

부동산 사장님께 처음은 어렵다고 천천히 하셔도 되니 정확하게 부탁드리며 계속 기다렸다.  


하지만 전세나 매도 의뢰는 이 부동산에 절대 하지 않겠다고는 다짐했다. 





전주 장기전으로 가도 괜찮아



    인구 : 65만 (전북도청 소재지로 전북 최대의 도시)  

    위치 : 완주군 / 김제시 / 익산과 맞닿은 지역  

    분양 : 2018년부터 2020년 최대 공급 기간 과공급된 물량 소진을 통해 빠른 시장 안정화를 찾음  

    공급 :2021년부터 공급량 부족  

    매매시세 : 2020년까지 보합 유지하다 급반등   

    전세시세: 2021년 7월부터 상승세  


전주는 입주 물량 없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 외에도 익산, 군산 상권까지 흡수하는 항아리 상권 같은 매력이 있는데  주거도 비슷한 형상을 보여서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실거주 수요까지 거래가 활발했다. 


전주역 인근으로 전세가율 높은 아파트 위주로 매물을 찾았다. 

이미 1군 투자자가 다녀간 이후라 인테리어 후 전세 맞춘 매물들 또는 저층 매물 위주로 남아 있는 상황

여긴 늦었다. 


다음은 학군 좋고 백화점 낀 동네로 이동했다. 

투자자가 꾸준히 유입되어 거래량 활발했다. 

상승장에서 빠르게 매물이 소진되어 갈 때는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나만의 가이드를 꼭 정해야 한다. 

  

     인테리어 된 곳  

     갭 1천 이하 가능  

     공실 가능, 예정  (주인 거주, 이사 예정 또는 세입자 이사 예정)  


집 주인이 매도하는 건이었는데, 2년 전 올 수리해서 거주하다 인근에 분양받은 아파트로 입주한다고 했다. 매도자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고, 실제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서 부동산에 계약하러 와서 서로의 투자 방향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부동산 사장님은 더욱 스케일 큰 투자자 셔서 경매와 토지까지 정보 교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 

관계가 서로 유연해지니 계약 과정도 수월했다. 

전세는 거의 시세와 맞닿을 수준으로 매도자가 계약했고, (소유권 이전까지는 명의자가 임차 계약을 해야 함) 갭을 최소화하여 소유권 이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전주는 자가운전으로는 (내 기준) 2시간 30분이 넘어가므로 ktx로 이동해야 했기에 계약은 직접 가서 했고, 잔금은 부동산 사장님께 위임+ 등기는 법무 대행으로 진행했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경험은 역시 편하고 좋았다. 





김해 :인테리어가 다한 거래


남편에게 김해 간 김해... 사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했지만, 김해에서 매수한 아파트는 매가 자체가 높았다. 

매도자도 첫 인테리어였는지 임대용임에도 자제까지 고급으로 한 덕에 직접 임장을 간 남편은 더욱 혹 했던 거 같다. 

등기부등본을 보니 매수 가격에 인테리어 비용 더하면 손해 보고 매도하는 매물이었다. 

우리가 매수한 이후 전세와 매매가가 함께 빠져서 매도자는 손해가 더 커지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었던 거다. 임차 계약 4개월 앞둔 지금 매도 작업 진행 중에 있지만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우리도 인테리어를 내세워 엑시트 할 수 있을까?





포항:가계약 파기 - 계약금 포기


코로나 격리 끝난 남편은 남쪽 지방으로 갔다. 포항에서는 아파트 2채를 계약했는데,  하나는 가계약금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저층인 3층임에도 고층보다 가격 메리트가 없던 이유가 가장 컸다. 포항도 입주량이 22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3층은 단기 투자로 엑시트가 어렵다고 판단됐다. 

가계약금 300만 원이었는데 2일 만에 파기하려니 속이 쓰렸지만, 물량 앞에 장사 없다. 지금이 가장 적은 손해다. 

처음에는 계약금 반환 요청을 했지만, 우리가 불리한 요구를 끝까지 밀어 부칠수록 상처만 더해질 뿐이다. 

그래도 말이라도 해봐서 100만 원은 돌려받을 수 있었고 200만 원의 수업료를 치렀다. 






진주: 가계약 파기 - 배액 배상 포기


포항과 반대의 상황이다. 진주에서 매 수해던 아파트는 가계약했는데 매도자 마음이 변해서 계약 파기를 요구해왔다. 가계약금의 2배를 배상해 줘야 하는 배액 배상이 가계약 문자에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매도자는 배 째라는 식이었다. 남편은 포항 계약 파기를 겪은 뒤라 손해를 만회하고자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계약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마음에 공감하면서 가계약금만 돌려받고 계약을 종료했다. 

감정 상해가면서 얻은 몇 백이 과연 가치 있는 돈일까 생각해 보니 남편의 마음이 더 커 보였다. 


하지만 진주는 상승장에 돌입하고 있었고, 수익이 보였던 물건이어서 계약 자체가 파기된 것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아쉽긴 했다. 

인연이 아닌 것은 빨리 잊자! 





춘천: 닭갈비만 먹지 말고 투자에 눈을 뜨자


            인구 : 28만 (강원도청 소재지이며, 원주/강릉과 함께 강원도 3대 도시)          

            위치 : 경기도 가평과 맞닿은 지역 (경춘선, itx 청춘열차가 운행 중이고, 춘천 속초선이 예정된 교통 호재)          

            공급 : 19~22년까지 공급이 많고 23년은 부족, 24년부터 공급 재개 예정          

            매매시세 : 2020년부터 상승기류          


서울에서 1시간대 진입이면 수도권으로 인정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춘천은 호수가 많아 호반의 도시라 배웠고 닭갈비를 먹으러 가는 곳이었는데 투자의 관점으로 보니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였다니!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대로 움직이게 된다. 


춘천 역시 인테리어 잘 되어 있는 물건을 찾았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라서 기본 집 매수해서 인테리어 하느니 조금 더 주더라도 수리된 집이 수익에서 유리할 거라 판단했다. 

국립대 앞이라 학생과 임직원들의 임차 수요 풍부한 곳인 것도 매수의 요인이었다. 

매도자가 의대생이라 집은 거의 잠만 자러 가끔 들렀다고 하더니 정말... 사용 안한 티가 많이 났다. 

일 잘하는 부동산 실장님께서 신경 쓰이지 않게 일 처리를 잘 해주셔서 감사했지만 이 계약 건의 특이사항이 있었으니 '선 계약, 잔금유예 8개월' 이었다. 매도자가 2년 보유기간 채워야 일반 과세로 매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잔금 전에 매도자는 이사를 하고 전세 계약도 해야 해서 중개 수수료를 미리 요구하셨지만 끝까지 버텼다가 잔금과 동시에 드렸다. 죄송하고 껄끄럽기도 했지만 안전한 마무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22년 7월에 본 계약을 하고 전세가 오른 시세대로 계약될 때까지 버텼다. 빠른 계약을 위해 부동산 실장님이 몇 번 낮은 금액을 제시하셨지만 원하는 전세가를 정하고 그 이하로는 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왜 높은 전세가를 고수했을까?

엑시트를 위해서는 최대한 갭을 줄여놔야 한다.

지방 갭투자는 5백만 원 차이로도 매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니 다음을 준비해야 했다. 


결국 인테리어가 잘 된 집이라 신혼부부가 보자마자 계약하게 되었다. 

춘천도 장기 보유를 해도 안심이 되는 곳이라 하락장에도 시세가 보합세이고 크게 마음 쓰지 않고 있다. 


역시 부동산은 조급하지 않을 때 이기는 투자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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