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청춘들의 제주여행 - Episode Ⅰ
북페어를 마친 후 간단하게 저녁 먹으며 반주를 한다는 게 오랜만에 만나(그것도 제주에서) 반가운 나머지, 그리고 다음 날 함께 여행할 생각에 신난 나머지 고삐를 풀어버렸다. 여기에 한 술 더 합리화를 보태자면 제주 흑돼지에 한라토닉 조합이었으니 애초에 반주로 끝날 수 없었던 운명이었다. 덕분에 산뜻하게(?) 해장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몸국, 고사리육개장, 접작뼛국, 고기국수, 해물라면. 해장하면 바로 떠오르면서도 '제주'라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해장특공대 중 우리는 해물라면을 픽했다. 몸국은 호불호가 있었고, 고사리육개장은 웨이팅이 넘사벽(우진해장국 말이다.), 접작뼛국은 잘 아는 맛집이 제주시에 있어 탈락(우리는 애월이라), 고기국수는 하얀 국물이라 패스.(해장에는 빨간 국물이 국룰이니까.) 그렇게 해서 남게 된 것이 해물라면이었다. 마침 또 애월에 해물라면 맛집도 많으니.
그럼 많고 많은 애월의 해물라면 집들 중 어디를 갈 것인가? 오래전이지만 우리가 가본 해물라면 맛집은 그 옛날 무려 무한도전에 나와 유명세를 탔던 놀맨뿐이었다. 여전히 #애월해물라면 맛집으로서 성업 중이었지만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당시의 기억이 그리 좋지는 않아(맛도 서비스도ㅡㅡ^) 우리는 린수부부에게 선택권을 양보했다(고 쓰고 떠넘겼다 읽었다.). 제법 최근에 다녀왔다는 린수부부 픽 #애월해물라면 맛집은 노라바였다. 노라바(놀아봐?) 놀맨? 왜 이 두 라면집은 논다는 이름을 썼을까? 라면과 '논다'의 상관관계를 어떻게든 엮어보려 해 봤지만 억지로 끼워 맞출 연결고리가 없었다. 메뉴가 뭔지, 라면은 어떤 비주얼인지 보다 이름의 의미가 더 궁금했다.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놀맨은 (직역하면 노는 남자? 혹은 사람? 이겠지만) 놀맨 자체가 '논다, 즐긴다'라는 제주 방언이다. 노라바의 의미는 가게에 도착해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실상 노라바를 가는 이유이기도 한 2층 루프탑(루프탑이라 하기엔 조금은 초라하지만) 아래 간판에 쓰여 있었다. [노을보멍 라면먹는 바당코지]. 풀어보자면 '노을 보며 라면 먹는 바다 곶'이라는 뜻. 뒤통수 한대 빵! 맞았다. 노는 게 아니라 앞자를 딴 줄임말 같은 거였다니. 아쉽게도 루프탑은 만석이라 가게 안쪽 야외 테라스 자리를 잡았다. 오래지 않아 주문한 라면이 나왔다. 꽃게 한 마리가 통째로 풍덩 빠져 있었고 그 옆을 싱싱한 전복이 자리를 지켰다. 게를 살짝 들어보니 그 안으로 홍합과 야채가 꼬들꼬들한 면과 뒤엉켜 비주얼은 물론 맛의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었다. 크~ 어찌 여기에 술을 빼놓을 수 있겠는가? 결국 산뜻하게 해장하러 왔다가 산쾌하게(상쾌하게) 맥주를... 뽁! 따고야 말았다^^;; 그래, 여행 중에 해장은 무슨 해장이냐. 원래 여행은 취한 텐션 그대로 놀아야 더 신나고 재밌지.
영업시간 : 매일 10AM-17PM (브레이크 타임 14-15PM) | 매달 4번째 목요일 정기휴무 | 재료 소진 시 조기마감
메뉴 : 해물라면 9,000원 | 문어라면 15,000원 | 돌문어 숙회 10,000원 | 옛날 도시락 6,000원
문의 : 064 772 1900
참조 : 비짓제주, 대한민국 구석구석, 카카오 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