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살의 연애 도전기(?)
나는 결국 '유치하게도' 연애가 하고 싶은 걸까.
사랑 그런 게 어디 있냐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앞으로는 그냥 가볍게 놀겠다고 했지만 연애를 하고 싶었던 친구들이 그 사이에도 있었다. 그 친구들에게는 가볍게 노는 것과 진지하게 만나는 건 또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사랑과 연애에 통달한 척 했지만 실은 나야말로 그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도저도 아니게 끝이 났다.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에 떠다니는 연애 정보 콘텐츠도 봤다. '남자들은 이런 여자를 좋아한다'에서 시작한 콘텐츠의 주제는 '상대가 이렇게 해야 진지한 만남이 가능하다', '30대 남자들은 이런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한다'까지 가고 결국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끈다.
그러다 어제는 그래도 가장 생산적인 영상을 봤다. 우리 모두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 줄 상대를 찾고 있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연애를 그렇게 시작할 수는 없다고. 연애는 재미있거나 멋져보이거나 하여튼 나보다 괜찮아 보이는 사람 옆에 일단은 있어 보고 싶어서 시작하는 거라고. 초반부터 너무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이해받으려고 하지 말라고.
그러고 보면 나야말로 사랑 그런 건 없다고 해놓고 그 누구보다 낭만적인,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사실 굉장히 복잡한 사람이야, 나는 이렇게 재미있어, 나는 이렇게 예민해, 나는 이렇게 똑똑해, 나는 어때를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너가 감수하고 받아들이라고 하는. 심지어 나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에게!
시행착오를 겪어서 이제 좀 알 것 같고 그게 고무적이라면 고무적이다.
난 이제 냉소적인 척 집어치우고 진심으로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나마' 나를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연애를 해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