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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요선 Nov 12. 2022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희망이 옅어질 때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 싶었다.
<젊은 ADHD의 슬픔>, 10p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궁금하다.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응원하고 연민하는 사람들, 건강한 사람들. 그런 건 내 삶에서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게 나에게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내가 대단히 바뀌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바뀌려고 힘을 내고 있기에. 그러는 와중에 아주 조금씩이지만 실제로 바뀌고 있기에.


물론 또 실수할 수 있고, 그러면 또 나에게 실망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로 실수하지 않고 절대로 나에게 실망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나는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기 위해서 계속 힘을 낼 것이다.


예전에는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형벌처럼 느껴졌다. 미래에는   거라는 허황된 낙관과 내가 나에게 지쳐서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자책의 팽팽한 힘겨루기 사이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나는  패자였다.  팽팽한 줄을 이제야 느슨하게 손에 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내가 쓰려는 글은 내가 나를 옹호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자책하고 책망하고 비난하고 미워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옹호하는. 돌고 돌아 결국.


비난은 언제나 쉽고, 옹호는 훨씬 어려운 길이니까 그걸 해 볼 참이다. 스스로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마음 깊이 이해하면 타인에게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러면 나는 또 이다음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러며언


어쩌면 나도 사랑의 능력을 가진 성숙하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자꾸 상상해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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