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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메탈 비행기의 출현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비행기의 등장.

by 박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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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 '풀메탈' 프레임이 적용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플라스틱보다는 고급스러운 메탈은 유리나 가죽에 밀려 노트북에 많이 사용되더니 다시 핸드폰으로 복귀하는 모양이다.

풀메탈(full metal) 번역하면 전금속(全金屬), '온전히 쇠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쇠로 만들면 일단 아주 단단하다. 하지만 무겁다. 묵직한 중량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휴대성이나 이동성을 고려하면 가벼울수록 좋다. 다 가질 수는 없다. 핸드폰도 이러한데 하물며 항공기는 말하면 뭣하겠는가? 하지만 가벼우면서도 강한 금속이 있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비행의 아버지로 불리는 라이트 형제가 처음 띄운 만든 비행기는 나무로 틀을 짜고 캔버스천을 덧씌운, 나무와 천으로 만든 비행기였다. 당시에는 가벼우면서도 출력이 큰 엔진이 없었으니 비행기의 무게를 최대한 줄일 수 밖에 없었다.


라이트 플라이어.jpg 나무와 캔버스 천으로 만든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제1차 세계대전 4년4개월 동안 이런 '목조' 비행기가 모두 18만 대나 만들었다. 적기보다 좀 더 높이, 멀리, 빨리 날기 위해 관련국들의 항공기술도 경쟁적으로 발전하면서 성능의 핵심인 엔진기술도 향상되었다. 이제 '참을 수 없는 비행기체의 가벼움'을 위해 굳이 나무와 천으로 비행기를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뼈대는 강철로 만들고 그 위에 합판이나 알루미늄을 씌운 철골(鐵骨) 비행기를 거쳐, 동체와 날개 등을 모두 '쇠'로만 만든 '풀메탈(全鐵)' 비행기로 나아갔다.

1915년 11월에 독일 융커스가 만든 '최초의 풀메탈 비행체'인 J1가 나왔다.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Flyer) 비행 후 12년 만이었다. 하지만 이 비행체는 시험용으로 딱 1대만 만들었다. J1 의 무게는 1톤을 조금 넘었고(일반 중형 승용차 무게은 1.5톤 정도 나간다), 엔진 출력은 120마력으로 최고속도는 시속 170km 에 이르렀다.


Junkers_J_1_at_Döberitz_1915.jpg 최초의 전금속 비행체 융커스 J 1. 위키백과 자료.


J1 은 '강철' 비행기였다. 그래서 무거웠다. 무게는 비행의 가장 큰 적이다. 그래서 강하면서도 가벼운 금속을 찾는 연구가 시작된다. 그렇게 발견된, 아니 만든 금속이 두랄루민(duralumin)이었다. 1906년에 만들어진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은 강도는 강철과 같았지만 무게는 그 1/3에 불과했다. 융커스는 두랄루민을 J7에 적용해보았고, J9 에는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저익(날개가 동체 아래쪽에 붙은) 단엽기로 전투기가 된 J9(D.I.)은 1917년 9월에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렇게 '최초의 풀메탈 전투기'가 세상에 나왔다.

Junkers_D.I_German_First_World_War_all-metal_fighter.jpg 최초의 풀메탈 전투기인 융커스 J 9. 위키백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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