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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욱 Mar 10. 2023

뇌의 시각 정보 처리

뇌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

    요즘은 현관에 붙은 초인종을 누르면 거실에 있는 인터폰 화면이 켜진다. 우리 집 앞에 누가 왔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가 붙은 인터폰이 나오기 전에는 화면 대신 음성만 전하는 시대가 있었다. 그전에는 ‘딩동~’ 소리만 나는 초인종의 시대가 있었다.


    인터폰의 선사시대라 부를 그 시절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딩동~ 소리가 나면 대문 앞에 누군가 왔다는 것은 알지만 초인종을 자극한 그 사람의 정체는 모른다. 그래서 확인을 하기 위해 대문 앞까지 가야 했다. 뇌과학적으로 말하면 ‘위치;’ 정보만 있고 ‘정체’ 정보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 뇌는 이처럼 ‘위치’ 정보와 ‘정체’ 정보를 분리해서 처리한다. 20세기의 초인종처럼 말이다.


    눈이 세상의 광학적 정보를 받아들이고, 눈 안쪽이 망막에서 이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면 시신경을 타고 후두엽(뒤통수 안쪽에 있다)의 1차 시각 피질(V1)에 도착한다. 여기서 정보는 분리된다. 정체(what)를 파악하기 위해 측두엽(관자놀이 안쪽에 있다)으로, 공간정보(where)를 파악하기 위해 두정엽(정수리 안쪽에 있다)으로 보내진다. 나누어져 처리된 정보는 재결합하여 완전한 정보를 이룬다.


    


    

시각 피질은 (브로드만 분류) 뇌피질 17 구역에 있다. 시각 정보는 나누어져 위치는 두정엽, 정체는 측두엽에서 파악한다.




    자, 여기서 카메라가 달린 인터폰을 여러 곳에 두었다고 가정해 보자. 사실 대단지 아파트라면 현관 앞, 주차장 출입구, 단지 출입구에 3대의 인터폰이 있지 않은가? 셋 중 어디를 눌러도 거실의 화면이 켜진다.  

자 그런데 초인종이 울리며 화면이 켜졌는데 화질이 나빠 누가 눌렀는지 모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어디서 눌렀는지는 알 수 있다. 위치 정보만 온 것이다.


위치와 이름은 시각 정보의 기본이다. 핸드폰 화면에서. 

    

    반면에 화면은 멀쩡한데 어디서 눌렀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위치 정보가 없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여기서 저기서 순식산에 번갈아 가며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주인장의 입장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 아닌가? 우리 뇌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경우를 다 겪을 수 있다.  


커버 이미지는 눈에서 나온 시신경이 후두엽까지 가는 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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