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치노는 배가 출출한 오전에 마시는 거라 들었다. 이탈리아 사람이 no cappuccino afternooon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영상도 봤다. 거품이 풍성한 이 커피는 식사 후 마시기엔 무겁다는 인식인 듯하다. 나는 이것을 안 뒤로 카푸치노는 아침을 거른 오전에만 마신다. 한번 흘러 넘어가고 사라질 커피라도 제 쓸모가 있다면 지켜내며 사용하는 쾌감이 있다. 나도 어떤 쓸모가 있을 것이다. 세상이 나를 어찌 쓰실 것임에 골똘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