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매력은 무엇인가
세컨드하우스를 에어비앤비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비어있는 시기에 수익화가 가능하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최근 에어비앤비도 정책을 바꾸어 2025년 10월까지 정식 허가를 받은 공간만이 호스트 등록이 가능하다고 선포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등록된 물건의 50% 정도는 불법 숙박업소라고 한다.
우리 와랑 스튜디오는 현재 시점에서 정식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정식 숙박업-소방시설 등 각종 안전사항들을 준비해야 해서 쉽지 않다고-이 아니라면 도시의 경우 외국인민박업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시골의 경우엔 농어촌민박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제주의 허가 조건은 3가지다.
주소지 6개월 이상 및 주거 단독 소유,
주택 연면적 230평방미터 이하,
임대 시 3년 거주 및 2년 이상 임차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아직 와랑 스튜디오는 위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세컨드하우스의 특성상 아직 주민등록을 이전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주변에서 힘들게 집을 지었는데 타인이 사용하면 집이 쉽게 망가지는데 굳이 숙박을 하느냐의 의견과 빈집을 놀리는 것은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았다.
막상 숙박을 하려고 하니 이 공간이 내 공간 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타인과 셰어 해서 쓰고 있는 손님 같은 느낌도 들었다. 꼭 필요한 공간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누구일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주변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이곳을 누가 찾을까 생각해 보기로 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제주의 에어비앤비 시장은 크게 양극화되어 있다고 한다.
수영장이 있는 단독풀빌라의 경우 1박에 40만 원 이상이 넘어도 잘 운영되고 5만 원 이하로 잠만 자는 것이 목적인 숙소도 인기라고 한다. 지은 지 오래됐거나 시설이 낙후된 업소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더군다나 제주 숙박업소들은 최근 크게 증가했다는 조사자료도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영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와랑 스튜디오도 신축이고 디자인적으로도 충분히 고민했기에 자신감은 있으나 문제는 운영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즉, 퇴실 후 청소 및 숙박 중 고객의 응대 부분이다. 바로 옆에 있지 않은데 이를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이런 부분이 많은 세컨드하우스를 가진 분들의 고민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의 고민을 해결하는 운영을 대행해 주는 회사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높아진 인건비 등으로 제삼자에 의해 운영이 대행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비즈니스도 마케팅이나 브랜딩 그리고 감동적인 운영 등 모든 것이 충분히 고려되어 추진하는 것이 실패와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최근 굳이 숙박이 아니라도 멋진 공간을 단기임대하는 사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와랑 스튜디오는 ‘예술하고 싶은 공간’을 모토로 말 그대로 스튜디오로서 역할 및 각종 모임의 공간으로서 더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와랑마을의 다양한 능력을 가진 구성원 및 인맥을 통해 다양한 비상시적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해 보는 건 어떨까 고민 중이다. 와랑 스튜디오의 건축비 확보의 어려움은 이런 즐거운 상상으로 상쇄되기도 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매력을 주는 공간이란 어떤 지점인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