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소위 말하는 실패한 인생입니다. 별 볼일 없는 외모와 육중한 몸무게, 게다가 계약직을 전전하며 생활고까지 시달립니다. 원룸에서 쓸쓸한 29살 생일을 보내다 자살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자살할 용기도 없던 그녀는 마침 TV에 나오던 라스베이거스를 보고 결심합니다. 1년 뒤 라스베이거스에서 호화롭게 게임을 즐기고 죽을 것이라고. 아이러니하게도 죽을 날을 정해놓으니 그녀의 인생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이란 단어가 주는 힘은 대단합니다. 첫사랑, 첫눈, 첫 키스 등 처음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특별해집니다. 아마도 '처음'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로 가면 무뎌지고, 마지막이란 순간은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첫 번째는 늘 그 순간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이 언제가 될지 안다면 마지막은 더욱 특별해집니다. 특히, 죽음을 앞둔 환자와 보호자들이 갖는 마지막 시간은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고 마음이 아립니다.
우리는 '처음'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듯 '마지막'순간도 소중히 여깁니다. 오늘 하루는 내 남아있는 인생의 첫 번째 날입니다. 동시에 마지막 날일 수 있습니다. 그런 소중한 날을 헛되이 보내면 너무 아쉬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