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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Jul 10. 2023

독학재수 하지 마세요




오늘은 결론부터, 


독학재수는 '웬만하면' 하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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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재수를 택하는 학생은 두 부류다.



재수학원에 갈 수 없는 유형

그리고 재수학원에 가기 싫은 유형




 갈 수 '없는' 유형에게까지 극딜을 넣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서두 두 번째 문장에 '웬만하면'을 끼웠다. 이번 편의 모든 내용은 '가기 싫은' 유형에게 말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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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시 스토리를 잘 아는 친한 친구들은 아마 "엥 네가 무슨 독학재수야?"라고 지난 글 마지막 부분에서부터 생각했을 것이다. 후에 본격적으로 다룰 내용이자 내 대입 스토리의 메인은 전부 기숙학원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치동 사는데 기숙학원으로 유학 간 애'로 꽤나 유명(?)했다. 딱히 내가 유명했다기보다는 대부분은 하지 않는 선택이니까 눈에 띄었던 것 뿐이다. 졸업식도 하기 전부터 기숙학원으로 들어가서, 아무 곳에도 나타나지 않고 2년간을 잠적했으니...



암튼, 맞다. 사실 독학재수라고 보긴 어렵고,

냥 독학재수 3개월 간접체험 정도?


 수학 때문에 결정된 삼수인만큼, 재수 때처럼 곧바로 종합학원으로 직행하기보다는 몇 개월간 오직 수학만 집중적으로 파보자는 취지였다.






수학 수학 수학


삼수의 주범 그놈의 수학!


이걸 해결하려고 학원? 인강? 과외? 진작에 안 해봤겠냐고. 당연히 전부 시도해 봤다. 좋다는 학원, 유명하다는 인강, 명강의라는 수업 찾아다닐 만큼 찾아다녀봤다.


(개중에는 나름 공부하겠다고 바뀌어보려는 마음으로 찾아온 학생과 무안하게 만드는 강사들도 정말 많았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풀겠다.)





 암튼, 나는 이때 아직까지도 감사한 수학 과외쌤만났다.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엄청난 강의력! 수학에 대한 넓고 깊은 깨달음! 성적을 올려줄 비결! 을 가진 도사 같은 분... 은 아니셨고, 그냥 인내심이 남다르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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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고루고루 부족하거나

아님 그냥 공부랑 별다른 연이 없거나

온갖 방법을 시도해 본 게 아닌 케이스는 말고,


나처럼 이렇게 유독 한 과목이 말썽인 경우는 이런 식의 접근방법(설정한 기간 동안 오직 한 과목만 파는 방법), 추천한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니까.




사족이 길었는데,

그래서 독학재수는 대체 왜 피하란 것이냐?



 딱 며칠, 몇 주, 몇 달 집중해서 어떤 단기 목표를 이뤄보자는 이러한 전략이 아니고서야 고등학교 갓 졸업한 20살이 혼자 수능이라는 체제에 맡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말 너무너무 어렵다. 이건 단순히 얼마나 의지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독학재수를 하면 감시할 사람이 없으니 풀어진다] -> [고로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독재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재수종합학원은
재수생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준다.


저희 학원은 수업 개떡 같던데요?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백번 낫겠던데요? 실제로 학원 수업 거의 안 듣고 인강만 듣는데요? 이미 독학재수나 다름없는데요?


하더라도 제발 웬만하면 그 학원에 딱 붙어있길 바란다.

 


그 이유 첫 번째,


 열에 아홉은 그냥 강제성이 싫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나가면 시간을 더욱 알차게 쓸 수 있을 것만 같고, 여기서는 낭비되는 시간이 큰 것 같고... 웬만하면 착각이다.


둘째,


재수 기간 힘든 점 중 의외로 큰 부분은 본인이 [무소속]이라는 사실이다. 소속감이 없다는 점은 사회적 동물의 마음을 자꾸만 약하게 만든다. 자기 확신이 없는 시기일수록 '나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 주위에 많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안정감을 준다.



셋째,


급변하는 입시 트렌드, 원서지원 일정, 대학별 경향, 수시 접수, 수능 접수 등등등 생각보다 수능 하나 치는데도 알아야 할 점이 참 많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담임선생님이, 학교가 다 해주고 알려주고 물어봐줬던 것들을 스스로 야무지게 챙긴다는 건 생각보다 성가시다.



넷째,


남이 보는 본인 모습에서 깨달을 점이 있다. 나는 원하는 대학/학과가 때려죽여도 확고하다!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면, 남이 보는 본인의 모습을 듣는 건 때로는 깨달음을 준다. 그게 무엇이든.



다섯째,


1~4번째 이유보다는 조금 약한 이유이긴 한데, 꾸준하게 밥다운 밥을 규칙적이게 먹을 수 있다. (급식을 제공하는 학원 한정이겠죠) 재수 기간 골병드는 학생들을 몇백명 정도 봤는데 보통 수험기간에 골병이 드는 첫 번째 요인 중 하나는 뭔가 규칙성이 깨질 때다. 그리고 식사는 혼자 지내면 규칙성이 깨지기 가장 쉬운 요소다. 과식하든, 거르든, 먹으면 안 될걸 먹든, 먹으면 안 될 때 먹든 전부 재수생에게는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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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수시로 생길 각종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 고민, 사정... 독학재수를 한다면 그것들이 전부 본인의 책임이다. 그리고 '에이 재수생이 공부만 하면 됐지 무슨 고민, 무슨 일이 생긴다 그래'라고 생각한다면 글쎄, 그러면 참 다행인데 말이지...  






#삼수생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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