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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Jul 05. 2023

수능 영어 절대평가

그 실효성에 대한 고찰

  


  준거지향평가
(criterion-referenced evaluation)



사전에 설정된 숙달 수준인 준거에 비추어서 학습자의 점수를 비교함으로써 특정 지식이나 기술에 대한 학습자의 수행 수준을 해석하고 그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는 평가 방식이다. 흔히 말하는 상대평가의 반대개념인 '절대평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aka. 준거참조평가 또는 절대비교평가 

2018학년도부터 시행된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된 지 5년이 훌쩍 지나고 올해로 6년 차를 맞이했다.


 과연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상대평가 방식에 비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올바르게, 보다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는가? 영어교육을 전공한 입장으로서 준거참조평가의 철학, 논리, 절차적 관점에서의 단점, 분할점수 설정의 적절성 측면 등에서 그 실효성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준거지향평가는 부적 편포를 기대하기 때문에 학생  개인 간의 차이를 변별하기에 용이하지 않다.



부적 편포란?


 간단히 말하자면 시험이 쉬워 높은 점수 대에 많은 학생들이 몰린 경우를 의미한다. 이 경우 낮은 점수 수준에서는 변산이 잘되어 개인차 변별이 잘 되는 반면, 높은 점수 대에서는 개인차 변별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분포는 학습부진아 등 낮은 수준의 아동을 변별해 내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 적합하다.



즉, 교육부는 이미 영어를 절평으로 돌린 그 순간부터 영어 과목에서의 변별력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실제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 시행된 2018년도는 이런 현상이 극대화되어 학습자 개인 간의 상대적 우열을 비교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1등급을 4%로 측정한 기존 상대평가 등급과 달리 그 해는 10%가 넘는 학생이 영어에서 1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절평 전환은 대입에서의 영어라는 과목이 '버리고 가는 과목/ 당연히 따고 들어가는 과목/ 이도저도 아닌 존재감 없는 과목'이란 이미지로 바뀌어버린 기준점이기도 하다. 뭐, 영어를 잘 봐도 못 봐도 입시에 그리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존재감이 생길 리가 없다.


+) 하지만 대입 이후부터는 그 어떤 과목보다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게 되고, 많이 사용하며, 굉장히 어려워한다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

절평 전환 이후 사교육비 경감, 과연?

그렇다면 대입에서 절대평가의 타깃으로 영어가 지목된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영어교육의 비대한 사교육 시장이다. 그렇다면 절평 전환 이후 과연 영어교육 시작의 사교육비는 줄었을까?



그게 그렇게 될 리 가요





준거를 설정하는 기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영어 절대평가의 분할점수 설정은 적절했는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영어는 다음과 같은 분할점수를 설정했다. 즉, 90점 이상을 받으면 모든 학생이 1등급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애초에 이러한 준거를 설정하는 것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시험과 상황 변수에 따라 점수 해석에 자의성이 높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절평 시행 이후 18년도, 19년도 1,2등급 비율을 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에 4%로 설정됐던 1등급의 비율이 10% 이상으로 늘어났다. 영어가 강점인, 영어로 입시에서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평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첫 시행 연도 이후에는 5%로 줄었지만 사실 이것도 완벽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영어라는 과목에서의 변별력은 절평 시행 이후 이미 죽어버린 지 오래다.


➡준거지향평가에 따른 검사 점수는 통계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준거지향평가는 발달적 교육관을 전제하기 때문에 정규분포를 가정하지 않는다.


이는 즉,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100% 1등급을 취득하더라도 오히려 이를 이상적인 상황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애초에 차별화를 염두에 두고 본인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별 선발 방식을 익혀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이는 적절치 않다. 이러한 평가는 일정한 수행 수준을 설정하여 자격을 부여하려는 경우 (ex:한국사능력검정시험) 같은 경우에나 적합한 방식이다.


하지만, 절대평가가 이러한 맹점들을 가진다고 해서 무작정 수능 영어가 '쉬운 영어'로부터 벗어나 기존의 '어려운 영어'로 회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보다 효율적인 평가 방법이 고안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 영어교육은 주로 독해 문제 풀이를 훈련시키는 데 치중되어 있다. 그러나 어학, 특히 외국어 교육의 본질은 단순 독해에만 있지 않다. 학생들은 '듣기, 말하기, 쓰기' 등의 다양한 항목에서 다양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물론 이를 수능 시험 환경에 녹여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고, 초반에는 한계라고 느껴질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 취업, 승진,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필요하게 될 분야인 만큼 교육 전문가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수능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라는 과목이 평가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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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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