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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Jul 03. 2023

내가 삼수생이라니!


삼수는 대체 어떤 사람이 하는 걸까?



재회랑 똑같은 거지.


본인이 바뀐 건 없는 상태로 헤어진 상대방에게 연락을 3번째 시도해 봤자 상대방은 절대 받아주지 않을 거니까. 두 번째까지는 똑같을 수 있어. 근데 3번째부터는 아니야. 바뀌어야 해.



결국은 바뀔 자신이 있는 사람이 한다는 거지



.

.

.



영화적 전개를 적용시켜 1년 후로 상황을 당겨보았다. 비자발적 재수생이었던 나는 자발적 삼수생이 되었다.



 이건 너무 급전개라고?

어쩔 수 없다. 할 얘기가 많기 때문에.




현역 시절에는 워낙에 수능 자체를,  전 과목을 통째로 말아먹은 터라 애초에 지원 가능한 대학이 없었다. 아 물론, 있었지만 없었다. 아니 없었다 그냥.



그건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재수 이상의 N수,

삼수, 사수, 오수는 대체 어떤 사람들이 하는 걸까?

왜 그들은 몇 년이 지나도록 이 지독한 입시판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고등학교 내내 공부 못했던 사람?

내내 안 하다가 뒤늦게 하려니까 시간이 부족한 사람?



음...



미련이 남아서 그렇다.


본인이 충분히 바뀔 수 있는데 아직 안 바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특수한 1%의 케이스를 제외한다면 아마 보통은 그럴 거다.



앞서 말했듯이 내 주변에 수생은 참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원래 사람이란 게 주변 사람들도 다 함께 불행하다고 느끼면 별로 안 힘든 거니까, 다행이었다. 불행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건 때로는 잔인하지만, 이 시절에는 그게 참 다행인 것이었다.


그런데 삼수 이상부터는 정확히 그 수가 10분의 1 토막쯤 났던 것 같다. 나름 입시의 메카라 그 개체수가 많은 건데도 그 정도쯤이었다. 그만큼 보통은, 아주 보통은 재수에서 끝내곤 했다. 목표를 이뤘든 못 이뤘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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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재수생이었던 나도, 자발적 삼수생이었던 나도 수능에 두 번이나 발목 잡힌 이유는 같았다.

나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은 건 다름 아닌 수학이었다.



수학



천상 문과였던 나는 어릴 때부터 언어를 잘하고 수학을 유-독 어려워했는데, 어렵다 어렵다 생각하니 아예 손을 놔버리는 수순을 밟게 됐다. 숫자만 봐도 머리가 아프고 충분히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문제까지도 그냥 사고하기를 놔버리는 상태까지 도달했다.


+) 대학 진학 이후 이 얘기를 들은 수십 명의 수-부심러들이 "내가 과외해 줬으면 너 안 그랬을 텐데ㅋㅋ"를 시전 했지만 그것은 정말 어림도 없는 말씀이다. 이게 그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니까? 아 진짜로.



어쨌든 그렇게 수학을 어려워하던 재수생은 수학을 버리고 다른 과목을 더더더- 잘 보자,는 나만의 야무진 계획을 세웠으나, 역시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진 않는 법이다. 




결과는 수학은 그-대로

국영탐 소폭 상승

사실상 상승보다는 개 망친 현역 점수의 정상화 정도?



재수 때 열심히 안 하지는 않았다.


아니, 돌이켜보면 오히려  '열심히' 한 걸로만 치면 고3, 삼수 때보다 재수 시절이 가장 그랬다. 하지만 성적 향상은 미비했다. 속이 콱 막힌 듯 답답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제 이쯤에서 전부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라식수술도 받고, 스마트폰도 사고, 코트도 사고 이미 대학생이 된 마인드로 그렇게 겨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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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법에 대해 다루려는 건 아니니까,

뭘 얼마나 어떻게 열심히 했는지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이 에세이는 그저 삼수생의 일기일 뿐이다.

아주 평범한.





#삼수생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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