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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보현 Aug 21. 2021

얼렁뚱땅 시골 테마파크 이야기 2.

2화 인간 카드 단말기

※본 이야기는 100% 픽션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허구의 사건으로 현실에서 발생할 법한 내용을 예시로 작성되었음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화 인간 카드 단말기


어느 날 너무나 신기하며 신박하고 재미있는 아르바이트 현장을 목격했다. 이 목격담은 믿지 않아도 좋다. 나 또한 처음 보았을 때 절대 믿을 수 없었으니... 혹 이 이야기를 허구이며 지어낸 것이라 말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 정도로 비현실적인 놀라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아르바이트는 바로 '인간 카드 단말기'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아르바이트가 하는 일은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고객이 카드로 이용을 원하면 그 카드를 받아 입구 매표소를 향해 전력 질주하여 결제를 하고 다시 돌아와 고객에게 카드와 영수증을 돌려주는 일이다.

처음 이 모습을 목격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21세기에 이런 업무처리를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왜 개그콘서트가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놀이기구를 운행하는 아르바이트는 인간 카드 단말기가 매표소에서 돌아오면 또 다른 카드를 전달했고 쉴 시간도 없이 다시 매표소를 향해 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인간 카드 단말기는 멈출 수 없었다. 다른 카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놀이기구에서 매표소까지 거리는 약 151m며 도보 2분 거리이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이 거리를 쉬지 않고 계속 왕복으로 뛴다고 생각해보자. 생각만으로 숨이 차고 힘들 거 같다.


인간 카드 단말기가 지쳐 더 이상 달리지 못하면 바로 놀이기구 운행 아르바이트와 교대를 한다. 새로운 카드 단말기는 이렇게 쌩쌩한 모습으로 교체되었고 매표소를 향해 달리게 된다. 정말 놀라운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 업무 환경을 생각한 사람은 천재가 아닐까?


이날 인간 카드 단말기의 모습은 마치 전쟁터에서 승전보를 가지고 성으로 돌아오는 전사 같았다. 매우 열정적이고 위대한 달리기를 보여주었다.


여기서 생긴 의문이 있다. 한 달 아르바이트를 쓰는 것이 저렴할까? 카드 단말기 혹은 키오스크를 대여하는 것이 저렴할까? 이날 아르바이트는 총 4명이며 놀이기구 운영인력 3명과 인간 카드 단말기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현재 무인 발권기 즉 키오스크의 경우 평균 월 10만 원 안쪽이면 렌털이 가능하다. 현재 사용 중인 포스기 업체에서 키오스크를 임대할 경우 당연히 사용 중이 포스기와 연동도 가능하다. 아르바이트를 주말 이틀 쓴다고 했을 때 최저 시급 8,720원 기준으로 6시간 근무 시 52,320원이 나오며 이틀 근무 시 104,640원이다. 한 달 주말 알바를 쓰면 1인 월 418,560원이다.


한 달 키오스크 렌탈비 10만 원이면 될 일을 40만 원 넘게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가? 과연 생각이라는 것은 하는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혹시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이런 방식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면 생각이 매우 좁은 나 자신을 탓하며 사과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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