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보현 Aug 22. 2021

얼렁뚱땅 시골 테마파크 이야기 3.

3화 적자를 부르는 운영

※본 이야기는 100% 픽션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허구의 사건으로 현실에서 발생할 법한 내용을 예시로 작성되었음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화 적자를 부르는 운영


장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바로 수지타산이다. 이는 놀이기구 하나를 운영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수지타산을 생각하지 않고 요금을 정하면 추후 막대한 손해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


유원시설 중 각 놀이기구 별 탑승 금액을 별도로 받을 경우 그 놀이기구에 필요한 인력과 기타 운영비용까지 생각하여 이용요금을 정해야 한다. 이는 식당에서 음식값을 정할 때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음식의 경우 식자재와 인건비 심지어 가게 월세까지 생각해 요금을 정한다.

예를 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의 콩나물국밥 가격은 서울 강남과 지방 산골마을 식당의 가격은 다를 수 있다. 강남은 당연히 월세가 비싸니 음식값도 덩달아 비싸지고 시골의 경우 월세가 저렴하니 가격이 싸지게 된다.


이처럼 소소한 것 하나까지 생각해서 요금을 정하지 않으면 이는 곧 적자로 돌아온다. 아무리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것 하나 없는 꼴이 되는 것이다.


여기 한 지방 소도시의 테마파크가 있다. 이 테마파크에는 얼마 전 인간 인형 뽑기라는 놀이시설을 신설했다. 이 놀이시설 이용요금은 10,000원으로 정했다. 그러면 이 요금이 적합한 요금일까?


현재 이곳은 인간 인형 뽑기 체험만 해도 무조건 선물을 주고 있다. 하루 10명이 이용하면 선물 또한 10개가 나가는 것이다. 선물은 최소 단가 4~5,000원 이상의 꽤 큰 장난감을 주고 있다. 여기에 고정 근무자는 총 2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놀이기구는 심지어 토, 일요일만 운영을 하고 있다.


주말 하루 평균 약 20명이 이 놀이기구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수익은 200,000원이며 선물은 무조건 20개가 소비되니 100,000원이 지출되고 주말 아르바이트생 최저 시급 기준 6시간 일당은 52,320원, 2명이 근무를 하니 104,640원이 지출된다.


수익 200,000 - 선물 비용 100,000 - 알바 비(2명) 209,280 = -109,280


대충 이렇게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적자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적자가 나는 운영을 이 테마파크에서는 주말마다 하고 있는 것이다.


놀이기구 30명이 이용하더라도 -59,280원이다. 일 평균 최소 50명 이상은 이용해야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론상 1명이 안전장비 착용과 체험시간, 안전장비 벗는 시간까지 합치면 평균 5분의 시간이 소유된다. 1시간 12명이 체험할 수 있으며 6시간 운영 기준 72명이 이용하는 것이다.


72명놀이기구 이용 시 일 수익 72만 원이고 선물도 72개가 지급되었으니 36만 원이 지출되었고 아르바이트비 209,280원이 인건비로 지출되었다. 72만 원에 지출된 비용을 빼면 일 수익은 150,720원이다. 수익 대비 지출이 너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론상 72명이지 절대 이 테마파크에서 50명 넘게 이용할 수가 없다.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고가의 체험시설이고 테마파크 입장객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편이 아니다. 현재 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이용객은 주말 일 평균 20명으로 잡으면 된다.

(테마파크 주말 평균 입장객은 약 800~1000명 정도이며 특정 놀이기구 '인간 인형 뽑기' 이용객이 적다는 이야기이다.)


주말 평균 20명이라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적자라는 이야기가 된다. 전혀 수지타산이 안 맞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테마파크는 현재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러면 문제점은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없는 걸까?


문제점

01. 운영방식

02. 체험비용


현재 이 테마파크의 인간 인형 뽑기라는 체험 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총 2가지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잘못된 운영방식과 너무 비싼 체험비용으로 압축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방식을 보면 고객이 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면 근무자가 안전장비(하네스, 핼맷)를 착용시켜주고 별다른 안전교육 없이 바로 공중에 있는 크레인 고리에 하네스를 연결시킨다. 그리고 탑승자에게 원하는 선물을 고르라고 한다. 근무자가 직접 조종기를 조작하여 원하는 선물까지 이동한 후 크레인을 하강시키고 이용 고객이 선물을 잡으며 올려 원위치로 이동시키면 끝이 난다. 이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①이용 고객 도착 → ②이용 고객 안전장치 착용 → ③크레인 고리에 하네스 연결 → ④탑승자 선물 고르기 → ⑤근무자 조종기 조작 고른 선물까지 이동 → ⑥탑승자 선물 잡기 → ⑦원위치 이동


유원시설을 운영하는 분들 중 위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바로 찾았다면 당신은 참된 사업가라 할 수 있다. 위의 운영방식은 가장 잘못된 놀이기구 운영방식이라 할 수 있다.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사람은 무조건 선물을 받을 수 있으니 정말 좋겠지만 운영을 하는 사람에게 이 선물 비용은 점점 불어나 큰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업체는 오직 선물 하나씩 주면 최고의 서비스라 생각하는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인형 뽑기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인형 뽑기의 운영방식은 비슷해야 한다. 당연히 꽝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하는 선물을 뽑기 위해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며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놀이기구는 유형의 선물만 주는 것이 최고가 아니라 재미라는 무형의 선물과 추억을 주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 이 인형 뽑기의 운영안을 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놀이기구에 모니터를 설치할 것이다. 이 모니터의 용도는 카운터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크레인 조종기를 탑승자 일행이 조종하게 할 것이다.


시작과 함께 모니터에 카운터가 돌아가고 탑승자와 조종자가 하나가 되어 선물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1분.

바닥에는 가짜 선물상자와 진짜 선물상자가 마구잡이로 썩여 있고 가짜 선물상자에 가려진 진짜 선물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탑승자 또한 단순히 원하는 선물을 잡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가짜 가운데 진짜를 찾아야 하는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운영을 한다면 단순히 선물을 받는 별다른 재미없는 시설에서 아주 재미있고 단합력을 키울 수 있는 시설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인 가격 또한 5천 원으로 변동시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참가자에게 비슷한 금액의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금액대의 선물과 꽝까지 준비해 선물로 인한 지출액을 어느 정도 줄인다면 5천 원이라는 금액은 결코 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운영방식 하나만 바꿔도 의미 있는 체험 시설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이 테마파크의 인간 인형 뽑기 시설에는 그 어떤 안전 및 시설 이용 안내판이 없다. 크레인의 무게 제한이 얼마인지 탑승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체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그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다.


놀이기구 이용 대기 중 이 안내판은 큰 효과를 보여 준다. 대기를 하며 이용 중 조심해야 할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으며 혹 고객 부주의로 사고 발생 시 안전지침 전달 의무에 관하여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놀이기구를 운영 중인 업체 가운데 아직 안전 및 탑승에 관한 안내판이 없다면 빨리 작업하여 설치하기 바란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결론

놀이기구 이용요금은 물론 체험에 관한 요금을 정하고 있는 분들은 꼭 수지타산을 생각하기 바란다. 평일 평균 이용고객 및 주말 이용고객이 몇 명인지 그리고 시설 이용에 필요한 근무자가 몇 명 필요하고 그 외 사용되는 비용은 얼마인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처음 잘못 정한 금액은 추후 당신에게 상상도 못 할 적자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이전 03화 얼렁뚱땅 시골 테마파크 이야기 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