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토스트 선생님

폭신하고 따뜻하셨던 선생님

by 욤뇸

초등학교 6학년 조금은 낯가림이 심하던 때였다. 처음으로 남자 선생님이 나의 담임선생님이 되었다.

기억해 보면 초중고 통틀어 남자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 되었던 건

초등학교 6학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선생님은 첫 담임이 되어 열정이 가득했다.

가끔은 어설픈 면도 있어 영악한 친구들이

선생님을 만만히 대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30대 지금의 내 나이였던

선생님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힘들었을지

안쓰럽기도 하다. 못된 친구들이란 생각도 들고 말이다.


어느 날 집에 먹다 남은 식빵

그리고 우유를 보니, 선생님이 생각났다.

실과 시간에 프렌치토스트 해 먹는 법을 알려준 선생님이었다.

그렇다 나는 '실과시간'이란 것이 있던 91년생이다. 지금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바느질, 요리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주는 유용한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본인이 더 즐겁고 열정적으로 프렌치토스트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배고팠던 나는 시키는 대로 열심히 따라 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초등학교 선생님이 알려준 프렌치토스트를 간식으로 해 먹는다.

1. 먼저 식빵을 우유에 앞 뒤로 돌려 가며 적셔준다.(포크로 찍어 먹기 좋게 4등분 해보았다)
2.계란물을 풀어 젓가락으로 섞어 준다음! 우유 적신 빵을 앞뒤로 계란물을 입혀준다. 마치 추석날 전을 부칠 때 처럼!
3. 절대 실패한게 아니다. 그리고 두부도 아니다. 이것은 프.렌.치.토.스.트다. 물론 프랑스인들이 이걸 정말 먹는지는 알 수 없다.
4.몰랑몰랑한 프렌치토스트 위에 설탕을 살살살 뿌려준다. 옛날 핫도그 처럼 쏟아붓는다!!
5.맛있게 뿌린 설탕 위에 케찹을 뿌려보았다. 그렇다. 케찹이 쭉 나와버리고 말았다. 범벅이 되어버렸다.


내가 처음으로 배운 요리 '프렌치토스트'

그 몰랑함과 따뜻함이 선생님을 떠오르게 한다.


겨울에는 우리와 옥상에서 눈싸움을 하다

교장실에 불려 올라가 혼나고 풀이 죽어계셨던

그토록 순수하셨던 이성준 선생님이 보고 싶다.

중학교 때 낯을 가려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그 누구보다 따뜻한 선생님이셨다고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점심시간마다 틀어주시던 선생님의 최애 곡

강산에의 '푸른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 들으며 프렌치토스트를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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