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특이하다는 말이란.
특이하다는 말 대신, 좋다는 말
"그거 참 특이하네"
요즘 퇴근하고 뭐하냐는 동료의 질문에, 넷플릭스 보면서 집에서 혼맥 (혼자 마시는 맥주) 하는 게 삶의 낙이라고 했다가 들은 대답이다. 사실 뭐 별거 아닌 대답이지만, 이유모를 무언가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 날밤 침대에 누워서 곱씹어보게 되었다. 내 마음은 도대체 왜 어떠한 이유로 약간 불편한 것일까? 그리고 잠시 후 해답을 찾았다. 나는 저 "특이하다"라는 단어가 내심 불편했던 것이다.
상대방은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단어일 수 있겠지만. 그의 특이하다는 말은 나에게 '너 그거 대중적이지 않아'라는 뉘앙스로 들렸던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특이'는 국어사전에서 아래와 같은 2가지 의미로 정의하고 있다.
<특이>
1. 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름.
2 보통보다 훨씬 뛰어남.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특이하다는 말은 2.보통보다 훨씬 뛰어남 의미로 100%로 해석되기보다는 1.보통과 다르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특이하다는 말을 개성 있다는 말로 즐겨 듣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동시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상당수다.
학창 시절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친구들이 "너 특이해"라고 하는 말이 너무 스트레스라고. 자신이 특이하고, 4차원이라고 하는 말이 그냥 누군가의 의견이라기보다는 받아들이는 자신에게는 '너는 일반적인 사람들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 이상해'라고 들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사회에서는 특이하다는 표현이 어떤 면에서는 욕으로 통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저런 해프닝을 겪은 이후로 생각 없이 누군가에 대해 '그것 참 특이하네'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게 되었다. 차라리 특이하다는 말보다는, 그것 참 좋네라고 말해야겠다고.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어휘가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말이 전부는 아니지만 동시에 전부라고 할 수도 있으니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생각해볼 점이다.
*본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생각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