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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쏨바디 Aug 28. 2020

바꿀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힘들어하지 말아요, 그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별하는 지혜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우리는 삶이 항상 아름답고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적어도 머리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련이나 고난은 마주할 때마다 쉽지가 않다. 이전 글에서 인생의 시련에 대해 어떻게 보면 할당량 같다고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바 있다. 행복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피해 갈 수 없고, 마치 반드시 꾸역꾸역 채워야만 하는 영업사원의 Sales 할당량처럼 말이다.


영어의 so-so 같은 그저 그런 날, 평범한 날도 있기에 행복한 날들이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일까. 우리는 본능적으로 행복을 찾는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라고 우리의 영원한 친구 곰돌이 푸님이 말씀하셨다. 현생이 너무 힘들면 종교에 귀의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그런 힘든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아예 없을 수는 없다면 최소화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일까.


힘든 일이 있을 때 나는 그것이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한다. 그러니깐 어떤 힘든 일로 인해 '힘들다, 삶이 시궁창 같네'라는 생각이 뇌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가령 회사도 그중 하나이다. 회사에서 내가 유일하게 100%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퇴사하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바로 퇴사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학자금을 갚고 있거나, 내가 우리 집의 주 수입원인 실질적인 가장이거나 현실적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Key, 내가 그 Key를 쥐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이라도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현재의 삶이 내가 만족하지 않는 삶이라고 해서 미래의 삶도 그렇게 산다는 건 아니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서 불안하지만 동시에 그 무엇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삶은 불변성의 특징보다 가변성의 특징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누굴 만나게 될까.
어제까지 다리 아래에서 자던 제가 오늘은 타이타닉 호를 타고
훌륭하신 분들과 샴페인을 마실 줄 누가 알았겠어요?

삶이라는 귀한 선물을 조금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운명이 날 기다리고 있을진 아무도 모르죠.

- 영화 '타이타닉' 중 잭(디카프리오)의 대사 



자 그렇다면, 이제는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저렇게 생각한다 치고. 바꿀 수 없는 것들은요?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바꿀 수 없는 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대표적으로는 가족이 있겠다. ( 의절 같은 케이스를 제외하고서는 )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즉 체념하는 것이다. 나 자신도 바꾸기 힘든데 남을 바꾼다는 것은 겪어보니 정말 피땀 쏟아 노력해도 될까 말까인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나는 바꿀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내가 언제든지 원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이니깐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체념하는 동시에. 이는 종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의 내용이다.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떠올리면 한결 마음이 평안해진다.


God,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I cannot change,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I can,

and wisdom to know the difference.


제게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과,

바꿀 수 있는 일들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Reinhold Niebuhr (라인홀트 니부어) , 미국의 신학자




https://brunch.co.kr/@youaresomebod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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